23일 3·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3차 TV 토론…공천 공정성 방안 두고 공방黃, 울산 KTX 관련 '부동산 판결문' 가져와…黃 "후보 사퇴" vs 金 "정계 은퇴"北 대응 방안엔…金 "핵무장" 安 "핵억제력 강화" 黃 "핵공유" 千 "담대한 제안"
  •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22일 밤 진행된 3차 방송 토론회(KBS 주최)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내년 총선 공천의 공정성을 담보할 방안과 함께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安 "대통령과 공천 협의는 문제"… 金 "대통령 무인도 사나"

    가장 먼저 주도권 토론을 시작한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김 후보는 이틀 전 인터뷰에서 공천할 때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공천을 협의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당의 운영은 대통령과 같이 협의해서 해나가는 것"이라며 "그러면 대통령은 무인도에 살고 계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헌법 제7조를 언급하며 '정치중립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헌법 제7조를 보면 공무원의 정치중립의무가 있다.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의논하면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며 "대통령은 그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김 후보가 스스로 위험한 발언을 거듭해서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한 후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터무니없는 혼자만의 해석"이라며 안 후보의 과거 행보를 겨냥해 "안 후보는 지난 10년동안 혼자 독단적으로 공천했다. 측근, 밀실, 낙하산 공천했다"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사상검증 하시는 것이냐. 총선 이기고 싶으신 것이냐"고 반발하자, 김 후보는 "사상검증하지 않았다. 방금 공천을 독단적으로 자의적으로 밀실공천했다고 한 것이 사상검증인 것이냐. 그런게 사상검증이라면 더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천하람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 좌장격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했다. 김 후보가 '김장연대'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강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당 대표가 되면) 장 의원에게 (사무총장, 선대위원장, 정책위의장, 공관위원장 등 직책을) 맡길 것이냐"고 물었고, 김 후보는 "장 의원 스스로 당직을 안 맡겠다고 선언한 것을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장제원 의원처럼 아무 임명직 안 맡겠다며 살신성인하는, 백의종군하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는데, 천 후보는 김 후보의 '살신성인' 발언을 문제삼아 장 의원의 수도권 출마를 압박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장 의원이 그렇게 훌륭하면 수도권에 출마 시키면 안 되는 것이냐"고 묻자 김 후보는 "공천을 당 대표가 마음대로 누구는 자르고, 누구는 보내는 시스템으로 돼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천 후보는 더 나아가 김 후보에게 "수도권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고 하자 김 후보는 "내년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말했다.
  •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黃 "후보 사퇴하라"… 金 "정계 은퇴하라"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전 토론회들과 마찬가지로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대한 난타전을 이어갔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가장 먼저 김 후보의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가 해당 의혹을 방송한 울산MBC PD를 상대로 낸 민형사소송 판결문을 꺼내들었다.

    황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울산지검은 MBC 보도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며 "그 후에 2년 동안 김 후보가 재정신청 항고 재항고 다 했지만 결국 검찰에서 기각당했고, 민사소송도 패소했다. 그런데 김 후보는 그 패소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판결문에선 '이 사건 방송에 주요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합치되고 허위가 아니다'라고 판단을 했다"며 "이런 판결 알고 계시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제 말은 김 후보를 망가뜨리려는게 아니라 당과 우리 대통령을 위해 드리는 말씀이다"라며 "김 후보는 이제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 당과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사퇴하시라"고 압박했다.

    김 후보는 강한 어조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법을 잘 아시는 분이 왜 그렇게 마음대로 법을 해석하시는지 모르겠다"며 "무지몽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짜뉴스를 퍼 나르면서 전당대회를 이렇게 진흙탕으로 만드시나. 정말 황 후보야말로 정계 은퇴해야 할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황 후보는 "권력형 토건비리"라며 재차 압박했다. 그는 "울산 땅 사건의 핵심은 시세 차익이 아니다. 토건사업에 권력자가 개입해서 왜곡하고 큰 이익을 얻게 됐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김기현(왼쪽),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TV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김기현(왼쪽),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TV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현안 관련 정책 경쟁 및 스피드 일문일답서 톡톡 튀는 답변도

    천 후보도 협공에 나섰다. 다만 그는 김 후보를 직접 겨냥해 질문하지 않고 황 후보를 향해 김 후보의 의혹을 언급하며 에둘러 비판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가 해명하는 태도가 더 문제다. 어떤 의혹이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정면돌파하고 내용을 설명해야 하는 것인데, 이재명 대표가 하듯이 전 정부에서 다 털었던 것 아니냐 지금까지 나한테 해서 문제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다른 핑계를 댄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이재명' 얘기까지 나왔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총선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는 데 있어서도 불필요한 빌미를 주게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주도권 토론 외에도 '스피드 일문일답'에서도 후보들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다른 후보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천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한 듯 "맨정신"이라며 "당 대표 욕심때문에 청각이 이상해진다거나 장제원 의원의 손을 잡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총선 승리의 최대 장애물'에 대한 질문에 김 후보는 "개혁과 당내 대통합을 방해하는 행동"이라며 "민생 문제는 관심 없고 내부 총질하며 자기정치, 자기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정치를 여당이 해서는 안 된다. 민생문제 해결하는 일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개혁과 당내통합을 꼭 이뤄내야 한다"고 다른 후보들을 견제했다.

    정책 경쟁도 펼쳤다. 김 후보는 북핵 위협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핵무장'을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선 우리가 주도하는 진짜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핵무장을 통해 힘의 균형을 이뤄내야 한다"며 "자유민주진영과 동맹관계를 튼튼히 하면서 자체 방위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면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협상장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핵 억제력을 내세웠다. 그는 "지금 중요한 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게 아니고 북한 핵에 대해 압도적 억제력을 먼저 갖추는 게 필요하다"면서 "한국형 핵공유로 핵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여야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체제경쟁에서 남한의 자유민주주의가 확실히 승리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것을 기반으로 담대한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하는 담대한 제안, 여러 평화구상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확실한 핵공유가 필요하다. 특히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과 자유진영의 실상에 대해 많은 정보를 보내고 알려야 한다. 햇볕정책은 답이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