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좌표 찍고 '화력 지원' 요청… 이재명 댓글작업 'DDDLIST'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기사의 댓글창 판세를 분석해 비판적 여론이 높은 경우 우호적 댓글을 달도록 유도하는 댓글 작업 사이트가 운영 중인 것으로 31일 드러났다. 

이 사이트는 '댓글 정화'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이 대표 관련 기사 링크를 걸어 놓고는 댓글 현황을 우세·열세 등으로 구분했다. 

이날 'DDDLIST'라는 이름을 가진 사이트 내 '댓글 정화' 메인 페이지에는 지난해 10월부터 현 시점까지 올려진 1690여 개의 이 대표 관련 기사 링크 리스트가 존재했다. 각 기사들은 '언론사 매체명' '뉴스 제목' '처음 상황' '경과 시간' '현재 상황' 등 항목으로 정보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1664번 항목에는 '연합뉴스/이재명 "유동규 범죄, 몰랐다"… 대장동 공소장엔 '15년 인연'/나쁨/2일 경과/보통'이라고 표시됐다. 이를 해석하면 '이 기사의 댓글 여론이 초반에는 이 대표에게 부정적이었으나 2일이 지난 지금은 우호적 댓글이 다소 늘어나 보통의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또 기사 제목에는 실시간으로 '화력지원' '추월가능' '쐐기박기' '중요기사' 등의 문구가 표시된다. '화력지원'은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이 형성되도록 기사에 우호적 댓글을 달거나 공감 혹은 비공감을 누르라는 것을, '추월가능'은 댓글이 열세하다고 판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쐐기박기' '중요기사' 등은 전반적으로 댓글이 우세할 경우 달리는 꼬리표다.

이 사이트에 '정화'가 필요한 기사를 등록하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가입은 △딴지일보 △재명이네마을 △오늘의유머 △클리앙 △보배드림 등 7개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의 회원임을 인증해야 가능하다. 사이트별 아이디를 적시해 운영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 사이트에는 '추천 동영상'이라는 게시판도 있는데, 유튜브 동영상 링크와 함께 유튜브 '구독'과 '좋아요'를 클릭하라는 사용법이 안내돼 있다. '댓글 정화' 페이지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에게 유리한 동영상의 조회 수와 우호적 댓글을 늘리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준비 중이지만 '민주당 낙선 대상'이라는 게시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시판은 향후 이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의 실명을 리스트로 만들어 다가오는 총선에서 낙선시키기 위한 창구로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DDDLIST는 활발히 운영 중이었다. 사이트 링크를 클릭하면 메인페이지로 제대로 들어가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언론 보도로 '좌표 찍기'에 따른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자 오후에는 사이트가 닫혔다. 현재는 '에러'라는 표시가 뜨며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