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文 순방은 긍정 일색, 尹 순방은 비판 일색""KBS·MBC, '순방 성과'는 축소… '발언 논란'만 부각"
  •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7일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7일 "외국만 나가면 외교참사" - 수습하려던 외교부는 '곤혹'이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 발언' 논란을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37조원 대(對)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탁월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양대 공영방송사(KBS·MBC)가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에만 집착, 사실상 이번 순방을 '외교참사'로 깎아내리는 좌편향·불공정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40여 명의 모니터링 조사단을 통해 4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는 "1월 셋째 주(16~22일) 방영된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71건의 불공정보도 사례가 적발됐다"며 "방송사별로는 MBC가 총 43건이 적발돼 모니터링 시작 후 방송사 중 '주간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했고, KBS가 18건, YTN이 10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TBS에서 편파방송 시비에 휘말린 진행자를 DJ로 앉힌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의 경우, 총 18건이 불공정방송으로 분류돼 단일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적 건수를 기록했다"고 공언련은 덧붙였다.

    "UAE의 적은 이란" 보도는 10건… 순방 성과는 2건


    공언련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이번 순방 닷새 동안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무려 10건이나 보도한 반면, '순방 성과'에 대해서는 단 2개의 리포트에 그쳤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16일 1건, 17일 3건, 18일 1건, 19일 3건, 20일 2건 등 5일 내내 총 10건의 부정적인 뉴스를 쏟아냈다.

    '순방 성과'의 경우 순방 첫날인 15일(1건)과 19일(1건) 2개의 리포트로만 보도했는데, 그나마 지난 19일자 보도는 뉴스 끝 부분인 22번째 리포트에 배치하는 바람에 지역에서는 시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비판적인 보도 차원을 넘어 마치 '이란 편'을 드는 것처럼 심각한 불균형과 이슈 편향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뉴스데스크는 <발끈한 이란 "외교적으로 부적절"> <민주 "외국만 나가면 사고"> <외교관계 절실한테…> 등 3건의 리포트를 7분 30초 동안 집중보도했다.

    KBS '뉴스9' 역시 <이란 "심각하게 지켜봐"…외교부 "관계 변함없어"> <'이란 발언' 후폭풍…외교적 영향은?>이라는 리포트 등, 대통령의 발언으로 불거진 논란만 보도했다.

    그러면서 두 뉴스프로그램은 ▲당일 채택된 양국 공동성명에 37조 투자 유치 명시 및 48건의 MOU 체결 ▲국내 기업들의 7조5500억원 규모 MOU 및 계약 체결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순방 성과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발언을 침소봉대하고, 순방 성과를 평가절하한 KBS와 MBC가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UAE 왕세제와 정상회담도 하지 못하고 돌아온 '외교참사'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언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문 전 대통령이 UAE를 방문했을 때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이 하루 전 전격 취소되자, 조선일보와 서울경제 등 주요 일간지는 <文대통령·아부다비 왕세제 정상회담 취소…UAE "불가피한 사정"> <UAE에 '패싱' 당한 文…아부다비 왕세제 정상회담 돌연 취소> 등의 기사로 현지 소식을 상세히 전했으나, KBS와 MBC 뉴스는 이 같은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 '쌀국수 아침식사' '군사협정 해결사' 등의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보도를 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이 영국과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일부 언행을 문제삼아 연일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낸 바 있다.

    지난해 9월 19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현지 교통사정으로 직접 참배하지 못하고 장례식이 끝난 뒤 조문록을 작성하자, 뉴스데스크는 "외교참사다" "컨트롤타워 부재 아니냐"며 대통령의 행보를 맹비난했다.

    또 지난해 9월 22일에는 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을 향해 했던 '사적 발언'을 뉴스데스크가 왜곡보도해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민주노총 압수수색'을 정부·여당의 '공안몰이'로 몰아가

    지난주 '제주 간첩단' 사건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던 MBC가 방첩당국이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하자, 정부·여당의 '공안몰이'와 '색깔론'으로 몰아가며 연일 비판보도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18일 뉴스데스크는 <"무능 가리려 공안 통치">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민주노총은 보안법 위반 혐의로 본부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한 것은 처음이다. 다른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UAE에서 또 말실수를 해서 엄청나게 시끌시끌해지는 상황… 오늘 압수수색으로 싹 사라졌다"는 민주노총 한상진 대변인의 주장을 그대로 방영했다.

    다음날에도 뉴스데스크는 <"등판에 국정원, 한편의 쇼">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국정원 수사 관행과는 달리, 복장에서 국정원이란 신분을 노출한 것은 국정원 내부 목적을 위해서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2016년 서울 동작구 'PC방 간첩' 검거와 지난해 12월 진보당 제주도당 압수수색 때에도 국정원 요원들은 같은 복장을 착용한 전례가 있다"며 "뉴스데스크가 국정원의 일상적인 압수수색 마저도 '의도된 기획' 또는 '공안몰이'로 몰아갔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또 소환 응하는 이재명 "변호사만 대동하고 혼자 출석">이란 제목의 뉴스데스크 리포트에서 담당 기자는 "민생을 챙기겠다며 망원시장을 찾아간 이재명 대표가 지자들 앞에서 '이번에도 검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며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가겠다'는 발언 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인터뷰를 4차례나 보도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반응은 9초짜리 대변인 녹취만 내보냈다.

    이어 담당 기자는 "모욕주기 소환에 나갈 필요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는 이번에도 나가기로 했다" "정면 돌파해보겠다는 뜻도 읽힌다"고 말하며 마치 이재명 대표가 큰 결단을 한 것처럼 보도했다.

    '진보 성향' 패널 22명 VS. '보수 성향' 패널 5명

    공언련이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한 패널들(뉴스브리핑·인터뷰)을 분석한 결과, 비정치적 패널 2명(이태원 유가족, 가수)을 제외한 27명의 패널 가운데 진보 성향(야당, 민주노총, 민변, 진보매체 등)이 22명에 달한 반면, 보수 성향은 5명에 그쳤다. 비율로 따지면 진보 81%에 보수 19%였다. 그나마 보수 패널 중에는 '보수참칭'이라고 비판받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3회 출연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프로그램 진행자인 신장식 변화가 정의당 출신인데, 패널들 역시 진보·좌파 일색"이라며 "대담 프로그램에서 지켜야 할 형평성과 균형성, 공정성을 모두 위반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의 전 코너에서 윤 대통령의 '이란 발언'을 화제로 삼아 대담·토론을 방송했다.

    구체적으로 ▲뉴스브리핑 27분 중 14분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 인터뷰 18분 중 10분 30초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인터뷰 11분 50초 중 7분 50초 ▲미디어톡(최진봉·문희정) 코너 25분 중 13분 등, 전체 방송 시간(81분 50초)의 절반가량인 45분 20초를 '이란 발언' 논란으로 할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