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11일부터 사흘간 '리광진 일행' 만나며 지령 받아… 국내서 반정부활동北 문화교류국 리광진, 2021년 '충복동지회'에도 지령… 수차례 국내 침투하기도공안당국 '민노총 간부들 기획출장' 판단… 해외서 수시 공작금 받은 정황도 포착
  • ▲ 지난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직국장 A씨 등 3명이 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접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공작원은 리광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인 리광진은 202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자주통일충북동지회'에 지령을 내렸던 인물이다. 

    19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은 A씨가 2017년 9월11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리광진의 휘하에서 활동 중인 공작원 3명과 만난 정황을 확보했다. 9월12일에는 같은 호텔에서 머물고 있던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B씨가, 9월13일에는 제주지역 평화쉼터 대표 C씨가 공작원들과 접촉해 지령을 받고 국내에서 반정부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공작원들을 사흘 사이 매일 번갈아 만난 것으로 비춰 볼 때 이들의 출국 목적이 처음부터 북한의 지령을 받기 위한 '접선출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광진, 2021년 '충복동지회'에 지령 내려… 수차례 국내 침투해 北서 '영웅' 칭호

    공안당국은 리광진이 1960년생으로, 여권명 '김동진'으로 파악하고 있다. 리광진은 1990년대 모자(母子) 공작조, 부부 공작조로 수차례 국내에 침투한 공을 인정받아 북한에서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간부급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A씨 등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을 받은 후 조직원을 포섭해 지하조직을 구축하려 했다"면서 "반보수, 반미투쟁을 전개하는 등의 수법 등도 청주 '자주통일충북동지회'나 제주 'ㅎㄱㅎ' 사건 등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다수의 대남공작원들을 통해 노조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인사들을 포섭하는 대남공작을 진행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국정원은 리광진 공작조가 A씨를 만나기 한 달여 전인 8월5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하노이행 열차를 탔는데, B씨가 그 전날인 8월4일 다롄에서 귀국한 사실을 파악하고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의 잇단 프놈펜 방문이 사전에 기획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방첩당국은 이들이 해외에서 수시로 공작금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