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언론사 재직 시절 계열사 법조기사 삭제 종용… 편집국장도 '쩔쩔'

언론계 전반으로 '김만배 리스크'가 확산하는 가운데, 김씨가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사 계열 언론사 법조기사에 불만을 제기하고 기사를 삭제하는 등 편집권을 침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쿠키뉴스에 따르면, 김씨는 2017년쯤 머니투데이 계열사인 A사 법원 출입기자가 작성한 B업체 대상 판결문 기사를 두고 '법적인 문제가 있다'며 A사 측 고위간부를 통해 삭제를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반발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무마하고 결국 기사는 삭제됐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는 B업체 대표와 김씨가 특수관계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특히 당시 A사 편집국장이 기사 삭제를 뒤늦게 확인하고도 본사 법조팀장인 김씨에게 항의를 못하는 등 김씨의 위세가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사실은 A사 노동조합이 2018년 2월 파업을 앞두고 회사 측이 마련한 설명회 자리에서 폭로됐다. 당시 이 회사 고위간부는 편집국장을 배제한 채 부당한 기사 삭제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노조에 공식 사과했다.

설명회에 있었다는 A사 기자는 쿠키뉴스에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강변하던 고위간부는 '법적인 문제 판단 여부를 어떻게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이 판단하느냐'는 항의에 당황해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며 "김만배 씨는 계열사 법조기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었고, 편집 과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김씨가 법조기자 사이에서 워낙 위세가 대단했다"며 "한마디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 심지어 바늘구멍이라는 법조기자단 A사 가입 여부도 김씨가 좌지우지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A사뿐만 아니라 같은 계열사 법조팀 기자들과도 꾸준히 관계를 맺어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자신을 포함한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가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와 주요 언론사 기자들 사이 부적절한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