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남편은 치과의사… "국회의원 아닌 의사로서 도움 될 거라 판단"국민의힘 "생명 담보로 최악 갑질… 감성팔이로 본질 호도" 고발 검토
  • ▲ 10월13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4층 국정감사장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뉴시스
    ▲ 10월13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4층 국정감사장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뉴시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 구조에 투입됐던 명지병원 '닥터카'에 탑승해 논란이 불거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치과의사인 신 의원의 남편도 참사 당일 해당 닥터카에 함께 탑승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신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저로 인해 10·29이태원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명지병원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이태원참사국조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신 의원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며 "저의 합류로 인해 재난 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신 의원은 이어 "재난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의를 가지고 도움을 주려 했던 의료진들과 민간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재난상황 대응에 위축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신 의원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참사 당일 해당 닥터카에는 신 의원 남편 조모 씨도 동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신 의원은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구강외과 전문의인 남편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같이 갔다"며 "의료팀에는 치과의사가 없는 데다, 참사 현장에 의료진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닥터카 탑승 논란이 불거진 신 의원을 향해 "최악의 갑질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맹폭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조특위 위원 사퇴로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은 신 의원 본인의 정치쇼를 위해 DMAT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상 최악의 갑질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신 의원은 소영웅적 도취 내지는 정치적 의도로 DMAT 콜택시를 집앞으로 불러 이용한 점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하지만 의사로서 본능 운운하며 감성팔이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이 남편과 동행한 것을 두고도 이 의원은 "신 의원은 호출 경로와 탑승 및 이용 경로를 밝히고 당시 카메라 들고 오가며 SNS용 사진 찍은 것으로 알려진 남편의 동행 여부, DMAT 소속에만 발급되는 재난안전출입증을 발급받은 경위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명지병원 DMAT가 신 의원을 태워 오느라 이태원 사고 현장에 20~30분 늦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0월30일 0시15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명지병원에서 출발한 닥터카는 서울 시내에서 신 의원을 태운 후 오전 1시45분 이태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신 의원은 현장에서 구조활동에 참여했다.

    이와 관련,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신 의원으로 인한 20~30분의 출동 지연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최악의 갑질이며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신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성명을 통해 "동승한 차량은 싸이렌이 달린 환자 이송 구급차가 아니며, 싸이렌이 달리지 않은 일반차량인 닥터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신을 태우느라 출동에 긴 시간이 소요됐다는 지적에 명지병원보다 이태원 현장과 더 가까운 곳에서 출발한 구급차도 소요시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신 의원 고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DMAT가 출동하는데 본인을 태워 가라 해서 늦어진 것이 있다면 의료법 위반 규정이 있다고 보고 (고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명지병원에서 DMAT가 출발할 때 꼭 필요한 의사를 안 태우고 출발한 것인지, 의사가 탔는데 다시 신 의원이 요구해 태운 것인지, 신 의원의 요구로 의사가 타지 않은 채 온 것인지 함께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