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함량 미달 언론의 난동질… 재발 방지 약속 없어"권성동 "훌리건 난동질로 변질… 이번 사태 책임은 MBC"
  •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194일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MBC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C 기자가 최근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펼친 것이 도어스테핑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194일 만에 '도어스테핑' 중단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역대 어느 대통령도 시도하지 않은 도어스테핑이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함량 미달 언론의 악의적인 난동질로 인해 오늘자로 중단됐다고 한다"며 "부득이한 조치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11월21일(월)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MBC 출입기자와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의 설전이 펼쳐진 상황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MBC 기자가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답변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후 MBC 기자와 이 비서관이 설전을 펼쳤다. 이 비서관이 "들어가시는 분한테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MBC 기자는 '질문도 못하나' '군사정권이냐' '질문하라고 (도어스테핑을) 만든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반발하며 언쟁이 이어진 것이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與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 훌리건 난동으로 변질"

    국민의힘에서는 이와 관련해 MBC에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고성 지르기, 슬리퍼 난동으로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를 이렇게 배설장처럼 혼탁하게 해 놓고서도 사과도, 문책도, 재발 방지 약속도 하지 않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며 "의무 없는 권리만 누리겠다면 그건 특권과 반칙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그럼에도 국민, 언론인과의 정상적인 소통은 지속돼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언론 환경에 맞는,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소통 방식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소통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훌리건 난동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앞으로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며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 없다면 도어스테핑은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은 MBC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21일 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그 중심에 MBC가 있다"며 "MBC는 공영방송이다. 그러나 MBC는 지금까지 일련의 모든 논란에도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고 질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언론의 자유와 방종은 분명히 다르고, 언론도 분명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는 사회의 상식을 부디 명심해 주길 바란다"며 "대통령실의 도어스테핑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언론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와 자성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