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이후 불안 호소하는 시민들… 사람 많은 곳 공포와 두려움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공유된 사고 당시 영상들도 뇌리에서 안잊혀져전문가들은 "놀랄만한 상황에 놀라는 건 정상… 시간 지나면서 안전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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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근 한 상점 출입구에 임시휴업 안내문과 함께 이태원 사고 사망자를 추모하는 꽃이 걸려 있다. ⓒ서영준 기자
"지하철 탈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뛰어요. 불안하기도 하고…"매일 서울 2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 백모(33) 씨는 최근 이태원 사고 이후 지하철을 탈 때마다 움찔한다. 사람이 가득 들어찬 지하철을 보면 괜히 불안감이 들고, 그 곳에 갇히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백 씨는 "어제 퇴근길에는 도저히 지하철에 탈 수 없어서 인근 커피숍에 앉아 1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낸 뒤 지하철을 탔다"며 "불현듯 떠오르는 불안을 떨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지난 달 29일 밤 이태원에서 150여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사람이 많은 곳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불현듯 덮치면서 괜시리 손에 땀이 차거나 하는 등 증상도 보이고 있다.이들은 최근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수없이 많은 영상들이 SNS에 퍼지면서 당시의 상황들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모(36·김포시 장기동) 씨는 "이태원 핼러윈 사고 영상을 본 뒤 김포골드라인에 사람이 가득 차 있는 걸 보면 괜히 숨을 여러번 쉬게 된다"며 "집에 누워있다가도 불현듯 당시의 모습들이 떠올라 힘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직후 인스타그랩과 틱톡 등에선 당시의 상황이 녹화된 영상들이 급속도로 퍼졌다.아무런 여과 없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된 사고 당시의 영상과 사진에 노출된 시민들은 수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그날의 잔상에 힘들어하는 모습이다.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처럼 큰 사고 이후 불안과 떨림 등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오히려 건강하다는 반증이라고 입을 모은다.홍나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놀랄만한 상황에서 몸이 반응을 보이는 게 정상이다. 놀랄만한 상황임에도 놀라지 않는 게 병"이라며 "불안이라는 감정은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장치로, 위험을 알려주는 알람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지금은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크게 불안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전하다는 걸 느끼게 되면 몸의 반응도 덜해질 것"이라며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는다면 치료를 하신다거나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