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좌파집회 클로즈업…우파집회 원거리 촬영""시간·수적으로 뒤졌는데…MBC, 좌파집회 먼저 보도해"
  •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좌·우파 집회를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
    ▲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좌·우파 집회를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
    최근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네거티브성 방송으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MBC가 이번엔 서울 도심에서 열린 좌·우파 집회를 보도하면서 화면의 양과 질에서 압도적으로 '좌파 집회'에 포커스를 맞춘 편파방송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MBC 기자, '좌파 집회' 한가운데 뛰어들어 보도"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은 24일 <'딱 봐도 백만' 따라할 건가?>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였다"며 "지난 토요일 시청 앞과 광화문에서 좌·우파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벌어졌는데, MBC는 어떻게 그렇게 균형보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고, 노골적으로 편파보도를 할 수 있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양측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했는데, 담당기자는 무슨 기준으로 좌파 단체 앞에서 생방송을 했느냐"며 좌파 단체 쪽에 중계 포인트를 맞춘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중립을 지키려면 그 중간에서 하든가, 둘 다 하든가, 아니면 생방송을 하지 말아야 했다"며 "KBS와 SBS는 장비가 없어서 생방송을 안 했겠나, 생각이 없어서 안 했겠나?"라고 지적한 MBC노조는 "이 뉴스는 MBC 편파보도의 또 하나의 중요 사례가 될 것이고, 안타깝게도 젊은 기자의 이름에도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구속' 팻말 보도, 2커트로 구색만 갖춰"

    MBC노조는 "둘째, MBC가 편집한 화면은 온통 '김건희 구속' '윤석열 퇴진' 손팻말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화면 구성 역시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우파 단체의 '이재명 구속' 팻말은 단 2커트로 구색만 갖췄을 뿐"이라며 좌파 집회에 편향된 편집이었다고 주장한 MBC노조는 단적으로 집회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손팻말 화면은 좌파 진영의 경우 1분 16초간 방영됐고, 우파 진영 방영은 고작 8초에 불과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MBC노조는 "영상의 내용에서도 좌파 집회는 가까이 접근해서 다양한 화면으로 구성한 반면, 우파 집회는 원거리에서 촬영된 게 대부분이었다"며 "심지어 우파 집회 화면은 '대안TV'라는 유튜브 방송 화면을 사용했다. 취재하려는 노력은 했는지 묻고 싶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1시간 일찍 시작한 우파 집회보다 좌파 집회 먼저 다뤄"

    MBC노조는 MBC가 시간과 수적인 면에서 앞섰던 우파 집회를 제치고, 좌파 단체 보도를 우선적으로 다룬 이유가 무엇인지도 물었다.

    "MBC는 자신들 입으로 우파 집회 3만여 명, 좌파 집회 1만6000명이라고 밝혔고, 시간상으로도 우파 단체가 (1시간가량) 먼저 집회를 시작했다"고 되짚은 MBC노조는 "이날 양쪽 집회를 취재한 KBS와 SBS는 MBC와 달리 우파 집회를 먼저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MBC 온라인 뉴스 썸네일'에 좌파 집회 손팻말 장면만 담긴 것도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양측 손팻말을 나란히 보여줬고, SBS는 시내 교통 장면으로 만들었다"며 MBC의 편향적 편집 행태를 꼬집은 MBC노조는 "뉴스 한 꼭지에 이렇게 많은 편파를 담을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며 "사회팀장과 주말뉴스센터장은 위 물음들에 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성제 MBC 사장 "광화문 집회는 약간 맛이 간 집회"

    끝으로 MBC노조는 "MBC 뉴스엔 여러 가지 흉터가 있다"며 박성제 MBC 사장이 지난해 한 공개강연에서 '태극기 집회'로도 불리는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라고 폄훼하고, 보도국장 시절인 2019년엔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집회'에 대해 "면적 계산하고 이런 거 별로 중요하지 않다. 딱 보니까 100만명짜리 (집회)"라고 말한 사례를 거론했다.

    "박성제 사장이 남긴, '딱 봐도 100만'이라는 편파의 대명사는 본인에겐 훈장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대부분 MBC 기자들에겐 원치 않는데도 얻게 된 일종의 낙인"이라며 "MBC 기자들은 이런 편파 언론인의 전철을 밟으려 하느냐"고 다그친 MBC노조는 "좌파 집회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건전한 집회여서 보도 가치가 있고, 우파 단체 집회는 박 사장이 과거에 표현한 대로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의 무시해도 될 집단행동인가"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