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남FC 의혹' 이재명 검찰 송치… 李 '묵묵부답'민주당 "이재명 죽이기"… '李 사법 리스크' 적극 방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발언을 아끼면서 '민생 챙기기'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신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 대응에 나서며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정쟁을 최소화하고 정쟁 하더라도 민생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이 어떤 것인가, 민생을 개선할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이 어떤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에는 피아가 없다"고 강조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야, 정파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민생경제 영수회담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로부터 용도변경과 관련한 청탁을 들어 주는 대가로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55억원 상당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견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다만 전날에는 검찰의 추가 기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가 뭘 잘못한 것이 또 있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검찰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한 날도 민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에 "검찰의 억지기소에는 늘 그래왔듯 사필귀정을 믿는다"면서도 "국민과 사법부를 믿으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민생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며 '영수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매주 전국 각지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열어 민생을 살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16일 전북지역에서 최고위원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는 직접적인 발언을 아끼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 "팩트를 기소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기소하고, 느낌을 기소한 것"이라며 "토론회 때 자기방어 차원에서 한 것은 선거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경찰이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한 것과 관련 "이재명 죽이기 3탄"이라며 "이재명 죽이기는 계속될 것이다. 4탄, 5탄 아니 몇십 편이 더 나올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12일 추석 민심 관련 기자회견에서 "야당 대표에게 역대 최악의 선거법 기소를 자행했다"며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자신을 향한 비우호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사법 리스크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자신이 말하는 것보다 지도부가 대신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며 "정쟁화뿐만 아니라 말의 곡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일일이 미주알고주알 할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50%가 이 대표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면 사람들의 반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그래서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민생을 언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