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4일 '김혜경 수행비서' 종범 배씨만 사전구속영장 신청… 檢, 다음날 영장 청구주범인 김혜경 씨에 대해선 수사 미적대다 구속영장 신청 못해… 아이러니한 상황"경찰, 사법 정의 부정한 것… 성역 없는 수사부터 하고 검수원복에 큰소리 쳐야"
  • ▲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가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가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배소현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은 다음날인 25일 곧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경찰이 주범인 김씨는 검찰에 불구속 송치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법조계에선 경찰의 '윗선 눈치 보기'라는 지적과 함께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23일 김씨를 소환해 5시간가량 조사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직권남용·국고손실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받고 있는 혐의 중 하나인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6개월, 만료일은 내달 9일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외에도 국고 손실, 의료법 위반, 직권남용 및 강요 등의 혐의를 함께 받고 있고,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이 의원과 김씨를 '국고손실 공범'으로 표기하며 이 의원까지 피의자로 특정했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경찰은 배씨가 김씨 전화를 받고 행동에 옮긴 정황이 있는 점, 배 씨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주장이 신빙성이 낮은 점 등을 근거로 김씨에게 일정 부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김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 씨에게도 일정 부분 혐의가 있다는 것은 김 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에 대한 공범이며 특히 배씨가 김씨 지시를 받고 행동에 옮긴 정황이 있다면 주범은 김 씨가 되고, 종범은 배씨가 된다. 6개월간 경찰 수사 단계에서 종범인 배씨는 구속수사를 받는 반면, 주범인 김씨는 불구속 수사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경찰, 윗선 눈치 또는 약한 수사력이 문제"… "형사사법 정의 부정한 것"

    이를 두고 검사 출신 강민구 변호사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겁 많은 경찰이거나 능력 없는 경찰"이라고 꼬집었다.

    강 변호사는 "이 의원이 대선엔 실패했지만 여전히 야당의 당대표가 될 가능성 등이 있어 경찰이 '윗선' 눈치를 보는 것이거나, 아니면 그동안 김씨의 대한 혐의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약한 수사력'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경찰이 윗선 눈치로 주범인 김씨를 불구속하고 종범만 구속했다면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한계가 있다는 반증"이라며 내달 10일부터 시행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김종민 변호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김혜경 불구속, 배소현 구속영장 신청으로 꼬리자르기 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형사사법 정의를 부정한 것"이라면서 "경찰이 수사권독립, '책임수사'를 그렇게 떠들더니 그 결과가 고작 이런 것이었나"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이재명 봐주기 수사, 정치수사로 일관한 경찰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김 변호사는 "경찰은 검수완박 시행령안이 위헌이라고 강도 높게 반발했는데 그렇게 큰소리 칠 것이라면 먼저 김씨 구속영장 신청, 이재명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부터 하고 큰소리 칠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