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교육감 3기 슬로건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교육' 실현 수단"도시 아이들, 온실 속 화초… 6개월~1년 정도는 시골 살아봐야"조희연 두 아들은 외고 출신… 학부모들 "왜 우리에게만 생태가치?"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15일 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 개원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15일 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 개원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농산어촌유학 준의무화' 구상을 밝히자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했다. 학부모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 채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이다. 특히 조 교육감의 두 자녀가 외국어고 출신임이 알려지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조 교육감은 지난 8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서울의 초등학생이 한 학기 정도는 농산어촌으로 유학을 다녀올 수 있도록 준의무화했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학생들의 생태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방 소규모 학교 소멸문제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고, 조희연 3기 슬로건인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교육'을 실현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명분에서다.

    조 교육감은 농산어촌 유학의 기대 효과로 "요즘 도시 아이들은 온실 속 화초처럼 크고 있다"며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시골에서 흙을 밟으며 생활하면 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교육감은 또 "지방에 사는 예술가와 연계해 음악·미술·문학 등을 배우고, 어촌은 해양, 산촌은 아토피 치료, 고흥 나로도의 경우 우주 특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참여 학생이 늘어나고 정책이 장기간 유지된다면 지방 소멸문제도 새로운 차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기 아들은 외고 보내고 우리에겐 생태가치?"

    하지만 조 교육감의 이 같은 구상에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정책 추진"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서모(35) 씨는 "정책 취지와 추진 의도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초등학생 때는 교육만큼이나 부모의 양육도 중요하다"며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부모들의 처지는 왜 반영하지 않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온라인 '맘카페'에서도 "자기 아들은 둘 다 외고 보내고 생태가치 외친다" "조희연 교육감을 뽑은 이들의 자녀만 추진하라"는 등 비판의 글이 잇따랐다.

    이 같은 반발에 조 교육감은 "말이 준의무화이지 강력권고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며 "농산어촌 교육을 경험할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일단 경험한 이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