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50여 일 만에 국회 본회의 열려조은희 "국회 장기 파행 책임 커… 세비 반납하겠다"
  • 서울 서초구갑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 서울 서초구갑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공백 사태에 책임을 느끼고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가 53일 동안 원 구성 협상에 이르지 못해 공전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의원들이 1200만원이 넘는 세비를 받아 간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발 벗고 나서겠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국회 본회의가 50여 일 만에 열렸다"며 "오늘은 국민께 송구한 마음으로 세비를 반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지난 20일부터 더불어민주당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의사일정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원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허송세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 구성 지연 탓에 지난 5월30일부터 현재까지 53일 동안 국회 공백 상태가 지속됐음에도 의원들은 세비로 1285만원(세전 기준)을 받아 갔다. 

    의원들이 매달 20일 세비를 받는 것을 고려했을 때, 7월에는 20일에 열린 본회의 외에 특별한 의사일정 없이 급여를 수령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하루 일하고 돈을 받아 간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물론 국회법 제32조는 '의원이 청가서를 제출하여 의장의 허가를 받거나 정당한 사유로 결석하여 결석신고서를 제출한 경우 외에는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특별활동비에서 그 결석한 회의 일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감액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그 금액은 회당 3만1360원에 불과하다. 또 20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50일 동안 국회에서 회의가 열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의원들은 감액 당할 일이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 의원들에게 비판의 화살이 쏠리자 조 의원이 세비를 자진반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조 의원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표 연설을 통해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며 민생대책이 지연되는 것에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국민의 목소리와 초심을 되새겨 국회가 민생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저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까지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서 국민께 참으로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고 전제한 조 의원은 "경제위기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50일이 넘는 국회 장기 파행으로 인해 민생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국회 정상화를 통해 국민들께 부끄럽지 않은 봉급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우리 당에서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동료 의원 및 당 지도부와 상의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20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3·9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조 의원은 첫 세비를 모두 우크라이나에 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