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정진석 감정싸움에…당내 "부적절" 비판 목소리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두 사람의 갈등이 당 내홍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 대표와 정 의원의 설전이 이어지는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혁신을 위한 활발한 논의는 필요하며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바"라면서도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의견 제시를 할 만큼 다 했기 때문에 일단은 당을 위해서, 또 당원들의 의견을 받들어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의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직접 중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양측 다 자제 해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 분 다 공감할 것"이라고 에둘렀다.

권 원내대표는 혁신위 구성과 방향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이든 조직이든 간에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자기 개혁이 필요하다"며 "(혁신위를) 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공천 개혁을 골자로 하는 혁신위가 2년 뒤 총선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혁신위 구성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었으면 좋겠다"면서 "혁신위가 어떤 주제를 가지고 논의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당내 구성원, 외부 인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으며 혁신해야 할 대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당을 혁신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국민의 더 많은 지지를 받을 혁신안을 소개해달라"며 "혁신 방법을 놓고 치열하고 건전하게 토론하고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혁신위 추가 구성은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뒤에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대표께서 최고위원들에게 한명씩 추천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하고 해외 출장 중에 있기 때문에 돌아와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6일 이 대표의 혁신위 신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전날인 8일에는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며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이 대표도 강경 대응을 이어갔다. 그는 9일 새벽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냐"며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해오면서 이 길 가는 건 그래도 정치 한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정 의원을 정조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