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폐현수막 처리 실태, 90% 매립‧소각… 재활용률 10% 못미쳐가방‧지갑‧파우치 등 디자인 제품 제작… 자연재해용 모래주머니 등 공공 활용 병행서울시 "생활 속 탄소중립 실현… 기후위기시대 가치 있는 자원 활용"
  • ▲ 폐현수막 활용 제품 제작 사례. ⓒ서울시 제공.
    ▲ 폐현수막 활용 제품 제작 사례.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자치구·서울새활용플라자·새활용기업과 협업해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기간 사용된 폐현수막을 가방·지갑·파우치 등 일상에서 쓰이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이 어떻게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사례를 전파해 생활 속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며 "유관기관과 함께 기후위기시대 자원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협력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6‧1선거, 약 2만 장 폐현수막 발생… 발암물질 등 배출

    서울시는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과 환경보호의 실천을 해당 사업의 목표로 삼는다. 

    시가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이후 약 1만7000~2만 장, 무게로 환산하면 최대 12t에 달하는 폐현수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 이후 폐현수막 처리 실태를 자체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 정도가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됐으며 재활용률은 1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소각해 처리할 경우 온실가스‧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다량 배출된다. 환경보호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지속가능한 폐현수막 재활용 방안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자치구별로 수거‧처리되는 폐현수막은 보관창고 부재, 재활용 비용 문제 등으로 재활용 방법이 장바구니·마대·수방용/제설대책용 모래주머니 등으로 한정된 상황이다. 

    폐현수막, '소재화' 거쳐… 자치구→서울새활용플라자→새활용기업

    이에 시는 지난 5월24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폐현수막 재활용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새활용기업과 디자인단체·자치구·녹색발전소와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소재화 및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자치구에서 폐현수막을 수거해 서울새활용플라자로 운송하면, 소재화 작업을 거쳐 활용을 원하는 새활용기업에 제공된다. 새활용기업은 폐현수막으로 가방·지갑· 파우치 등을 제작해 판매한다. 

    '소재화'는 수거한 현수막에서 나무와 노끈을 분리하고 세척, 건조, 재단 과정을 거쳐 소재로 쓰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이른다. 

    이번 사업에는 시가 사전에 실시한 자치구 수요조사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중구·용산구·성동구·동대문구· 성북구·은평구·서대문구·구로구·동작구·관악구·서초구 등 11개 차지구에서 수거한 3,580장의 폐현수막이 사용될 예정이다. 새활용기업으로는 대표적으로 젠니클로젯이 있다. 
  • ▲ 폐현수막 건축자재 활용 사례. ⓒ서울시 제공.
    ▲ 폐현수막 건축자재 활용 사례. ⓒ서울시 제공.
    남산도서관 친환경 야외공간 조성도 추진

    시는 이번 사업 성과를 분석해 향후 공직선거에서 발생하는 폐현수막뿐 아니라, 평상시 수거하는 폐현수막도 디자인 제품 소재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서울새활용플라자를 통한 상시 회수 및 소재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또 공공에서 재활용품 수거 마대, 자연재해용 모래주머니 등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해서 추진한다. 

    현수막에 사용하는 소재는 중국산 PP(폴리프로필렌) 마대보다 3배 이상 견고하며 오염물질 누수 방지에 강하다. 물이 닿으면 무거워지는 특성도 있어 재활용품 수거 마대나 모래주머니 등으로 활용 시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폐현수막을 건축자재로 활용해 남산도서관에 친환경 야외공간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금천구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을 활용해 목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섬유 패널을 제작하고 벤치 또는 선반 등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