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국장·국방정보국장, 상원 청문회 출석 “러, 돈바스 이상 얻는 게 목표”DIA 국장 “러, 핵 사용 징후 없어… 푸틴, 러에 직접적 위협 인지했을 때만 명령할 것”
  • ▲ 지난 10일 美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애브릴 헤인즈 DNI 국장. ⓒ美공영 C-SPAN 생중계 영상캡쳐.
    ▲ 지난 10일 美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애브릴 헤인즈 DNI 국장. ⓒ美공영 C-SPAN 생중계 영상캡쳐.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러시아를 향한 직접적 위협을 인지한 경우에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DNI 국장 “러의 우크라이나 침략 목표, 돈바스 점령 이상의 것 원해”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스콧 베리어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해 내놓은 답변들을 소개했다.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를 준비 중”이라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점령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당초 우크라이나 침략의 목표였던 크이우 점령에 실패한 러시아가 전쟁 목표를 돈바스 점령으로 바꾼 것은 잠정적 결정일 뿐이며,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려 한다는 것이 헤인스 국장의 지적이었다. 

    러시아가 현재 헤르손을 비롯해 크름반도에서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흑해 연안에 공격을 집중하는 것도 이런 목표와 관련이 있다고 헤인스 국장은 지적했다.

    “푸틴은 현재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러시아군의 실제 전력 간 불일치를 겪고 있다”고 설명한 헤인스 국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전황은 예측하기 어렵고 잠재적으로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어 “앞으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한) 서방의 무기 지원과 이를 차단하려는 러시아의 시도, 서방의 경제제재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 러시아 국내 정치적 위협 등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DIA 국장 “러의 핵공격 징후 없어… 러, 실질적 위협 인지하면 사용할 수도”

    베리어 DIA 국장은 “현재 전황은 교착상태”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승기(勝機)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리어 국장은 또한 “푸틴 대통령은 시간이 지날수록 식량·에너지 부족,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인해 서방의 대러 제재가 약해질 것으로 믿는다”고도 전했다.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과 관련해 베리어 국장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러시아는 더욱 극단적 수단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에 대한 실질적 위협을 인지한 때에만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허가할 것으로 본다”는 진단이다.

    서방 당국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2차 세계대전 전승절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총동원령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에 승전을 선언하고 종전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전승절 기념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략의 정당성과 서방의 위협을 강조했을 뿐 전면전이나 종전 등과 관련한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