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5월 첫째 주 뉴스데스크 보도 모니터링"지방선거 앞두고, 민주당에 유리한 편파보도 多"
  • ▲ 지난 5일과 7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캡처.
    ▲ 지난 5일과 7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캡처.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편파·왜곡 방송을 걸러내기 위해 모니터링 활동에 들어간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 보도 가운데 '친민주당 성향'이 두드러진 리포트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9일 MBC노조는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박탈 강행 보도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법률 개정보다 국회 안에서의 '충돌'에 초점을 맞췄다"며 지난 1일 박OO 기자가 전날 국회 내 충돌 상황을 71초 동안 보도하면서 검찰 수사권 박탈 논란을 다룬 43초보다 두 배 가까이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을 문제삼았다.

    "검찰 수사권 박탈보다 몸싸움이 중요?"

    MBC노조는 "지난 2일 남OO 기자 역시 배현진 의원의 이틀 전 항의 발언과 민주당의 징계 검토 등을 86초나 보도했고, 검수완박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 등은 그 뒤에 40초 남짓 설명하는 데 그쳤다"며 "이처럼 주종이 뒤바뀐 듯한 보도 태도는 난장판이 된 국회 모습을 반복해 보여줌으로써 민주당에 대한 비난을 희석시키려 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뉴스데스크가 '민주당이 수사를 모면하려고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려 한다'는 세간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논란의 본질인 '검수완박' 쟁점을 축소·보도했다는 것이다.

    MBC노조에 따르면 다른 지상파 방송들은 같은 날 비교적 균형잡힌 보도로 검수완박 사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일 KBS 뉴스9는 본회의 안건과 국민의힘의 반발을 주로 설명하고, 이틀 전 국회 충돌 여파는 그 뒤에 짧게 소개했다. SBS 8뉴스도 본회의 안건과 국민의힘의 동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전망을 중점적으로 다뤘고, 이틀 전 여야 충돌은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용산 이전 흠집내기"

    MBC노조는 "두 번째로 뉴스데스크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이전을 흠집내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지난 5일 뉴스데스크는 경호처의 군인 관사 사용을 <용산 이전 "군인들 집도 빼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했고, 이를 두고 성장경 앵커는 '보금자리까지 빼앗아 가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며 "이것만 봐서는 국방부 군인들이 모두 집에서 쫓겨나는 것 같았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보면 집을 빼앗는 게 아니라 종로에 있는 경호처 관사와 교환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경호처가 요구한 것은 18채였다. 군인 아파트가 얼마나 작은지 모르겠지만, 그 일부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정OO 기자는 '국방부에서 차로 5분 거리 아파트에서 종로로 이사를 가면 위기 상황 때 국방부로 오는 데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고 걱정했는데, 퇴근 후 종로에서 용산 국방부로 오는 데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지 모르겠다"며 "게다가 이사 대상은 긴급 출동 대기자가 아니라는데, 공연한 걱정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MBC노조는 "정 기자는 '대통령 관저를 집무실과 가까운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신축하면 일반에 공개될 공원부지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으나, 이는 청와대가 개방돼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그 수십 배의 땅은 계산에 넣지 않은 보도였다"며 "시청자에게 반감을 일으키게 하는 악의적 보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립적인 교수 인터뷰인 줄 알았더니"

    끝으로 MBC노조는 지난 7일 한동훈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검찰의 수사정보 수집 필요성을 강조한 사실을 문제삼은 뉴스데스크가 한 전문가 인터뷰를 리포트에 넣은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OO 기자가 한동훈 후보자의 답변을 비판하는 유승익 한동대 연구교수의 전화 인터뷰를 리포트에 넣어 방송했는데, 유 교수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의 미래정치위원회 소속이었다는 것이다.

    MBC노조는 "리포트에 교수 인터뷰를 넣는 이유는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며 "시청자들은 유승익 한동대 연구교수의 인터뷰를 들으며 설마 그가 지난 대선 때 한쪽 편에 섰던 사람인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