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시대가 왔다. 주민에게 호재", "삼청동 세계적인 문화 명소 될 것""두 곳 모두 개발호재… 유동인구 증가, 거리에 활기" 주민들 기대감
  • 용산 전자상가에서 가전 제품 가게를 운영중인 이건복 씨(55)가 9일 오전 뉴데일리 취재진과 만나 용산 집무실 이전에 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서영준 기자
    ▲ 용산 전자상가에서 가전 제품 가게를 운영중인 이건복 씨(55)가 9일 오전 뉴데일리 취재진과 만나 용산 집무실 이전에 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서영준 기자
    "집회를 해도 상관없어요. 용산은 아예 상권이 죽어 있는데 새 정부가 관심 가질 것을 기대해요."(용산 이건복 씨)

    "건축규제가 심했는데 이제는 세계적 문화의 거리로 조성됐으면 합니다."(삼청동 신동은 씨)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9일, 대통령집무실이 들어설 용산과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청와대 인근 삼청동 주민들 상당수가 개발 호재 또는 문화거리로서의 지역 발전을 기대했다.
  • 9일 용산 전자상가 단지 내 한 건물 벽면에 '재건축 예정'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서영준 기자
    ▲ 9일 용산 전자상가 단지 내 한 건물 벽면에 '재건축 예정'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서영준 기자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어찌 됐든 좋은 일이죠"

    이날 오전 용산전자상가는 그야말로 한산했다. 용산전자상가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부품과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성지'로 불렸으나, 온라인 시장이 성행하면서 찾는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용산 거리는 곳곳에 셔터가 내려져 있거나 '임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드문드문 영업하는 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상권 부활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용산전자상가의 이건복(55) 씨는 "(지금까지) 상인들은 상권이 보장되지 않아 몇 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며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 이쪽(용산)에 관심을 가지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집무실 이전으로 인한 집회·시위 우려에 "집회하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다"며 "시장 자체가 워낙 많이 죽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광화문의 경우 집회 때문에 애로사황이 많았을지 몰라도 이쪽에는 사람이 그냥 없다"며 "우리 쪽은 (유동인구가) '제로(0)' 상태이니 상관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씨는 대통령집무실 이전이 용산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지금 용산전자상가는 최저의 바닥"이라며 "무엇이든 변화가 있으면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집무실 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용산전자상가의 이모(50) 씨는 "전자상가가 죽어가고 있는데 활성화가 아니라 오히려 사장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통령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재개발 이야기가 지역에서 돌고 있다"며, 그것이 현실화하면 상인들이 다 쫓겨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미 몇 동은 쫓겨난 상태"라는 것이 이씨의 말이다.

    이씨는 그러면서 젊은 정보통신(IT) 인재가 모여야 전자상가가 활성화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판교는 지방이지만 용산은 서울 알짜배기 땅이라 젊은 인재들이 창업하기 힘든 환경"이라며 "이미 있는 기업들도 도망가고 있는 상태"라고 한탄했다. 비싼 임대료 등으로 인한 높은 비용으로 이른바 벤처기업들이 자리 잡기 어려운 현실을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9일 오후 삼청동 '갤러리 도올'에서 신동은 북촌지구단위계획통합삼청구역 주민대표가 청와대 개방에 따른 삼청동 거리의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영준 기자
    ▲ 9일 오후 삼청동 '갤러리 도올'에서 신동은 북촌지구단위계획통합삼청구역 주민대표가 청와대 개방에 따른 삼청동 거리의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영준 기자
    "광화문부터 삼청동까지… 고궁과 어울리는 세계적인 거리, 힐링의 명소로"

    청와대 개방에 따른 삼청동 주민의 기대도 상당했다. 삼청동에서 '갤러리 도올'을 운영하는 신동은(70) 북촌지구단위계획통합삼청구역 주민대표는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 보안상 건축물에 규제가 심했다"며 "(건물을 가진) 주민들의 재산상 피해 완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현실성 있게 규제를 완화하되 과도한 개발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며 "주거환경도 지키면서 부동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고궁과 청와대가 인접해 있어 세계적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며 "고궁과 어울리는 미술의 거리로 세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통접근성 강화도 주문했다. 신 대표는 삼청동 일대 버스 노선 확대를 "15년 전부터 요구했던 사안"이라며 "늦게까지 버스가 연계돼야 주민들도 편하고 방문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9일 본지 취재진이 촬영한 청와대 춘추문 근방 삼청동 주택단지. ⓒ서영준 기자
    ▲ 9일 본지 취재진이 촬영한 청와대 춘추문 근방 삼청동 주택단지. ⓒ서영준 기자
    일부 주민들은 청와대 개방 후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삼청동에서 소형 마트를 운영 중인 김모 씨는 "아직 뭐라 판단하기 이르다"며 "시간이 지나 (삼청동을) 찾아오는 사람이 늘었을 때, 그때가 돼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