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구급차 실려 후송… 정경희, 허은아, 전주혜, 황보승희는 허리 통증서정숙 "평생 처음 살려 달라고 말했지만… 굴러다니는 돌처럼 취급받았다"민주당 '검수완박' 강행, 본회의 현장… 국민의힘, 박병석 의장에 사과 요구
  •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검수완박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관련 본회의 개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검수완박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관련 본회의 개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이 2일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관련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실 앞에서 일어난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박 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입법독재를 저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박병석 의장은 (법안) 강행처리 반대를 위해 면담을 요청하러 갔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무자비하게 밀쳐냈다"고 비판했다.

    검수완박 막아서다 국힘 의원들 병원행

    지난달 30일 검찰청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강행처리하기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렸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을 앞두고 의장실을 항의방문했다.

    박 의장이 의장실 앞에 앉아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국회 관계자들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충돌했고, 양금희 의원이 넘어지면서 몸을 밟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국민의힘은 몸싸움으로 다리가 빨갛게 부어오른 허은아 대변인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국회의장을 둘러싼 경위들은 구둣발로 동료 의원들을 마구 걷어찼고, 박병석 의장은 경위들의 호위 속에 유유히 본회의장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았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밟히고 쓰러졌다"고 개탄했다.

    또 "정경희 의원은 오른손 부상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고, 허은아 의원은 허리 염좌와 다리 부상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전주혜 의원 역시 허리 염좌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전한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황보승희 의원은 발등 염좌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특히 양금희 의원은 부상 정도가 심해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호송돼 현재까지 오른쪽 허벅지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4월30일 국회 본회의장은 민의의 전당이 아닌 거대 여당과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의 야합이 만들어낸 의회폭거 현장"이라며 "국회에서 물리력 행사가 웬 말이냐. 입법독재에 항의하는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폭력을 가하는 행태가 정상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병석 의장은 국민의힘 여성의원에게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장직에서 사퇴하라. 그것이 의회민주주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한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앞장서서 여성의원을 무참히 짓밟는 비민주적인 행태는 폭력을 넘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회견 후 "저는 인대가 늘어나서 다쳤는데 박병석 의장이 그날 국회에서 유감이라는 한마디로 얼버무리는 것으로 안 되고 다친 의원 개개인에게 사과하라고 했지만, 박병석 의장 사과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의장이 지나간다는 명분으로 저희는 국회 바닥을 굴러다니는 돌처럼 취급받았다. 제 평생 살려 달라는 말을 처음으로 했다"며 "이번 사태는 결코 넘어갈 수 없다. 국민 여러분이 당한 것처럼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민의힘 남성의원들이 국회의장실 앞쪽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박 의장이 뒷문으로 나와 뒤쪽에 대기하던 여성의원들이 부상을 당했다.

    박병석, 권성동 만나서도 사과 없이 침묵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 의장에게 이번 사태에 따른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의장실을 찾았으나 박 의장은 아무런 견해 표명이 없었다.

    권 원내대표는 의장실 방문 후 "박병석 의장 보좌진이나 경위들의 과도한 행위로 인해 우리 당 의원들이 다친 점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의원들의 격앙된 심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오늘 면담에서 박병석 의장의 사과는 없었다"며 "오히려 의장 측에서 배현진 의원이 박 의장에게 '앙증맞은 몸'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는데, 본회의 발언인데 왜 사과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의장실을 나서면서 "오늘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