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 주겠다"… 카페 운영, 비자금 만들어 횡령한 혐의 김원웅 "사람을 볼 줄 몰라 불상사… 조선일보에 무너져 마음 아파" 입장문국민의힘 "비리 눈 감아준 청와대, 민주당, 이재명은 국민에 사죄하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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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을 조성하고 공금을 유용한 의혹을 받는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16일 불명예 퇴진한 것과 관련, 청와대와 민주당이 입을 닫고 있다.보훈처 감사 결과 7200만여 원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난 김 전 회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광복회가 18일 임시총회를 열어 김 전 회장 해임안을 의결하려 하자 스스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김 전 회장은 보훈처가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0일에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고, 전날인 15일까지도 사퇴를 거부했다.김 전 회장의 사퇴는 취임 2년8개월 만으로, 광복회장이 개인비리에 연루돼 자진사퇴한 것은 1965년 광복회 창립 이래 57년 만에 최초다.국민의힘 "사퇴하면서도 뻔뻔"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회장을 겨냥 "사퇴하는 순간까지 뻔뻔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윤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사람을 볼 줄 몰라서, 감독 관리를 잘못해서 라는 거짓 핑계도 기가 막힌데, 특정 언론사를 거론하면서 마치 언론 탄압을 당한 것처럼 거짓 프레임을 씌워 본인의 치부를 감추는 모습에 국민은 경악한다"면서 "불법행위로 떠나는 순간에도 뻔뻔하기만 하다"고 공격했다.김 전 회장이 16일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김 전 회장은 해당 사태를 처음 보도한 "친일 반민족 언론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서 싸워왔다. 그 조선일보·TV조선에 의해 제가 무너지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고도 언급했다.윤 의원은 "남 탓으로 일관하는 김씨는 사퇴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윤 의원은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향해 "김씨를 존경하는 마음의 형이라고 불렀던 민주당 후보에게, 김회장의 어떤 면을 존경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독립운동가 유족과 자녀를 위한 사업에 쓰여야 할 광복회 자금을 횡령해 사욕을 채웠는데도 존경한다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윤 의원은 이어 "광복회장 비리 횡령사태에 대해 이 후보자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청와대도 침묵 일관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두고도 강한 비판이 나왔다.김병민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16일 이 후보의 침묵을 두고 "특수관계이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비겁한 침묵을 깨고 사법정의 구현을 위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라"고 말했다.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 역시 "그동안 김씨의 숱한 일탈에도 '내로남불'식으로 침묵하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온 청와대와 민주당 역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청와대는 김 전 회장이 국회 카페 운영 수익금을 유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25일부터 김 전 회장이 사퇴한 다음 날인 17일까지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김 전 회장은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명분으로 국회에서 운영한 카페에서 개인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는다.보훈처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회장의 비자금 사용액은 총 7256만원에 이른다. 한복·양복 구입비 440만원, 이발비 33만원, 미등록 마사지 60만원 등의 사용 내역도 확인됐다.김 전 회장의 자진사퇴에 보훈처는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하며 "광복회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광복회는 정관에 따라 이사회를 통해 회장직무대행을 지명하고, 오는 5월 총회를 거쳐 새 회장을 선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