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공공기관감사국장, 연구부서로 좌천… 이인식 한수원 본부장, 산하기관 발령보도 나오자 감사원 "상호 순환보직, 좌천 아니다… 개인 명예 훼손하는 것" 반박
  • ▲ 감사원.ⓒ뉴데일리 DB
    ▲ 감사원.ⓒ뉴데일리 DB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감사를 맡았던 유병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과 탈(脫)원전 정책의 부당성을 지적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이인식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기획본부장이 보복성으로 추정되는 인사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 조선일보의 이같은 보도에 감사원은 즉각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유병호 국장이 최근 감사 부서가 아닌 감사연구원장 직으로 인사조치 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인식 본부장 역시 한수원 산하 방사선보건연구원으로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고 전했다.

    유 국장은 차기 인사에서 산업·금융감사국 등 다른 감사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길 원한다고 했지만, 감사원은 이를 무시하고 연구직인 감사연구원장에 유 본부장을 전보 조치했다는 것이다.

    유병호 국장, 진척없던 월성 원전 감사 마무리

    유 국장은 지난 2020년 4월 공공기관감사국장에 임명된 후 진척이 없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를 이어받았다. 유 국장은 그해 10월 감사를 마무리지었고, 이 과정에서 산업부의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곧 백운규 전 산업부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검찰 수사로 연결됐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수사를 맡은 대전지검은 지난해 6월 30일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인식 한수원 본부장은 지난 7일 한수원 산하 방사선보건원으로 인사 조치됐다. 한수원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 요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한 연설 내용에 대한 반박 자료를 국회에 지난 4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국가로 가는 출발이며,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이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제 대한민국이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서구 선진국은 빠르게 원전을 줄이며 탈핵을 선언하는데 우리는 늘려서 전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한 나라가 됐다"고 전제한 문 대통령은 "가능성이 아주 낮지만, 혹시라도 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이인식 본부장, 국회에 자료 제출… "국내 원전은 안전하다"

    하지만 한수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국내 원전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반경 320km 이내 부지 조사를 통해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력을 산정했다. 이에 안전 여유를 더해 내진 설계를 해서 지진으로부터 충분히 안전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에 대한 인사가 '보복성'이란 보도가 나오자, 감사원은 즉각 보도를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고 "감사연구원장은 감사원법에 따라 개방형 직위로 지정돼있고, 관련 규정에 따라 공모에 의해 적격자를 선발하며, 유 전 국장도 본인이 개방형 직위에 지원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임용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감사원은 "감사연구원장은 감사원 국장급 직위 중 최선임 직위로 국장급의 연구부장 및 4개 과장, 직원들을 지휘·감독한다"며 "감사원 인사는 직위에 따라 경력과 능력을 고려해 감사부서와 지원부서 간 상호 순환보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감사부서에서 지원부서로 인사 이동한 것만으로 좌천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감사원은 "본인 또는 해당 기관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개인의 명예와 감사원의 위상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