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택 출발해 김포 풍무역 도착… 국회의사당역까지 출근길 1시간 깜짝 탑승"비서실장과 단 둘이 움직였다" 발표… 사실은 수행단, 경호팀, 사진팀장 동행국회의사당역 '사진촬영' 윤석열팀에… 시민들 "아, 미친 거 아냐" 출근길 짜증"GTX 노선 연장" "새 노선 추가"… 애써 만든 '수도권 광역교통망 공약' 빛 못 봐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오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출근하고 있다.ⓒ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오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출근하고 있다.ⓒ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7일 출근길 '지옥철'을 체험했다. 수도권 광역교통망 관련 공약 발표에 앞서 직접 현장을 둘러보겠다는 취지였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윤 후보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서실장과 단둘이 움직였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수행단장과 경호팀 등도 함께했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일부 시민은 "미친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尹, 언론에 알리지 않은 깜짝 '지옥철' 체험

    윤 후보는 이날 오전 혼잡하기로 유명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차량을 타고 경기도 김포 풍무역에 도착한 윤 후보는 오전 7시50분쯤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한 뒤 8시10분 김포골드라인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김포공항에서 9호선 급행열차로 환승한 윤 후보는 당산역에서 일반열차로 갈아타고 오전 8시50분쯤 국회의사당역에 도착했다.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미리 언론에도 공지하지 않은 깜짝 일정이었다.

    선대본부는 이날 윤 후보가 서일준 비서실장과 단 두 사람이 움직였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공개된 사진에서는 이만희 수행단장과 윤 후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경호팀의 모습도 포착됐다.

    윤 후보가 직접 불편한 교통을 체험해본다는 취지였으나 출근시간 사람들이 빽빽한 '지옥철'에서 수행단과 경호팀까지 함께 움직인 것이다. 사진팀장은 여유롭게 움직일 수조차 없는 좁은 지하철에서도 휴대전화로 윤 후보가 지옥철에 탄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출근길 시민 "미친 것 아니냐"

    이에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시민은 국회의사당 1번 출구 앞에 사진 촬영을 위해 서 있는 윤 후보 옆을 지나치며 "아, 미친 것 아냐"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경호·수행팀은 후보의 안전을 위해 늘 수행해야 하고, 사진은 후보의 모든 현장을 함께한다"며 "최소한의 인원으로 움직였다"고 해명했다.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까지 걸어온 윤 후보는 지옥철을 경험한 소감으로 "경전철이 2량밖에 없어서 장기·김포·풍무로 들어오는 교통이 아주 불편하겠더라"며 "더구나 젊은 세대가 지하철을 많이 타는 지역인데 출퇴근할 때 굉장히 힘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하철 말고 버스를 타자는 제안에 윤 후보는 "버스야 노상 타는 것이고, 너무 잘 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이라고 강조했다고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이 전했다.

    윤 후보는 이후 당사에서 '수도권 30분 내 서울 출근시대'를 내걸고 수도권 광역교통망 공약을 발표했다. 발표에서 윤 후보는 2019년 일부 착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 노선이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광명 시흥 등)를 포함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완성되면 GTX 노선이 닿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교통체증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수도권 광역 교통망'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수도권 광역 교통망'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GTX 노선 연장·추가 공약으로 수도권 민심 얻기

    이에 윤 후보는 A노선과 C노선부터 연장할 것을 공약했다. A노선은 기존 운정~동탄에서 운정~동탄~평택까지, C노선은 기존 덕정~수원에서 동두천~덕정~수원~평택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기 GTX 3개 노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D노선은 수도권 남부에서 동서를 잇는 방식이다. 윤 후보는 "김포~대장~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 라인을 기본으로, 삼성에서 분기돼 삼성~수서~광주~여주를 잇는 라인을 추가해 옆으로 눕힌 Y자 형태로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청라~계양에서 구리와 남양주까지 수도권 북부를 동서 방향으로 연결하는 E노선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F노선은 수도권 거점지역을 연결하는 순환선으로 계획했다.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을 잇는 라인으로, 성남~고양 구간만 신설하고 나머지는 서해선과 수인분당선 등을 활용해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약에 들어가는 재원은 총 17조6440억원으로 전망한 윤 후보는 "이 중 3조~4조원을 국비로 보조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본과 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발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자본이 투입될 경우 회사가 파산해 적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재정 문제를 깊이 검토했다"며 "10조원 정도는 역세권 주택 도시 택지 공급으로 비용을 충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GTX 노선을 따라 1만~2만 가구 규모의 역세권 콤팩트 도시를 여러 개 건설해 총 2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윤 후보는 "이와 같은 계획을 조속히 진행해 수도권 주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부동산시장도 안정시키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