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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사찰' 넘어 '민간인 사찰'… 공수처, 기자 가족·윤석열 취재기자까지 털었다

21일 기준 최소 15개 언론사, 기자 60여명 통신조회… TV조선 기자 어머니·동생 포함조선일보 윤석열 담당 야당 출입 기자·온라인 정치 담당 기자 등도 대상… 법조 출입 안해문화일보 야당 출입 기자·뉴스1 법원 출입기자… 김경율·김준우 등도 조회 대상 올라

입력 2021-12-21 16:03 | 수정 2021-12-21 18:54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뉴데일리 DB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무분별한 통신 조회 논란이 '언론사찰'을 넘어 '민간인 사찰'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공수처는 자기들에게 비판적 기사를 쓴 기자 뿐 아니라 그의 가족,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학회 집행부 등에 대해서도 통신조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등에서는 공수처가 수사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통신조회 과정에 불법이 없었는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그간 밝혀진 최소 13개 언론사, 기자 40여 명 외에도 추가로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 문제는 추가로 밝혀진 통신 자료 조회 대상에는 기자 가족 등 민간인들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TV조선 기자 어머니 4차례, 동생 2차례 통신조회

조선일보에 따르면, 공수처는 TV조선 소속인 '공수처의 이성윤 서울지검장(현 고검장) 황제 조사' 기사를 쓴 A 기자 외에도 사회부장, 영상기자 등 모두 12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총 29회에 걸쳐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 

공수처는 올해 6~8월에는 TV조선 A기자 어머니의 통신 자료를 4차례 조회했고, 7~8월에는 A기자 동생의 통신자료를 2차례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A기자는 사회부 법조팀 법원 담당으로,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오른 검사들과는 통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지난 7~11월 조선일보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담당했던 정치부 야당 담당 기자와 온라인 정치 담당 기자, 미래기획부(현 사회부) 기자 등 3명에 대해서도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 조선일보 기자 3명에 대한 통신 조회는 이들이 모두 법조 출입을 하지 않을 당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치부 야당 담당 기자는 윤 후보 취재를 담당했고, 온라인 정치 담당 기자는 경찰청을 출입조차 하지 않았다. 미래기획부 기자는 법조팀에서 근무한 경험은 있지만 지난해 12월 부서를 옮겼다.

文정부 대립각 세운 일반인들도 공수처 조회 대상에 올라

공수처는 문화일보 소속 정치부 야당 기자 1명에 대해서도 통신 자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스1의 경우 법조팀 기자 6명이 올해 8과 10월 총 13차례에 걸쳐 통신자료를 조회당했다. 이 매체는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등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을 담당하는 법원 출입 기자 2명이 조회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전체 언론사로 범위를 넓히면 21일 기준 전체 언론사로 범위를 넓히면 이날 기준으로 조선일보, TV조선, 중앙일보, 문화일보, 뉴시스 등 최소 언론사 15곳, 기자 60여 명이 통신자료 조회 대상에 오른 것이다.

공수처는 기자들 외에도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을 지낸 김준우 변호사의 통신자료도 조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검찰개혁 방향성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집행부 B이사에 대한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기자 출신 B이사는 지난해 8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토한 휴대전화 잠금 해제 강제 방안과 관련해 "반헌법적 발상이자 알몸수색보다 더한 기본권 침해"란 성명을 직접 작성한 인물이다.

그간 공수처는 "수사대상자 통화 내역을 살폈고, 관련성 없는 수많은 통화 대상자는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민간인들까지 통신조회 대상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힘 "명백한 범죄행위"… 공수처 "적법 절차 따라 진행"

야권은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김진욱 공수처장의 직무정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기자 통화내역을 무차별로 뒤진 것 자체가 명백한 수사권 남용인데 가족 조회는 수사와 전혀 관계없는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뉴데일리에 "공수처 활동은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며, 진행 주인 개별 사안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할 뿐 구체적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무분별한 통신조회를 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한 변호사는 뉴데일리 통화에서 "공수처의 통신 조회에 대해 법원이 영장을 내줬더라도 그렇게 광범위한 범위로 조회를 하도록 하지는 않는다"며 "공수처가 받은 영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수처가 자기들한테 불리하게 보도하는 언론과 가족들까지 조회를 했다는 건 공권력 남용"이라며 "공수처의 정당성이 무너질 수도 있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독재수사처 됐다… 공권력 남용 해당"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 변호사는 "공수처가 독재정권의 앞잡이인 독재수사처가 됐다"고 규탄했다. 이 변호사는 "독재정권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언론인 사찰 아니냐"며 "아무리 공수처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필요에 의해 해야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통신자료 조회 절차와 그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통신자료 조회 대상에 오른 대상 일부는 소송 얘기를 하는데, 결국 집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공수처를 향해 "수사 역량이 부족한데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의식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수사력은 안되는데 우리는 특수 수사기관이다 라는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다보니 막무가내식 언론 사찰을 행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민간인 불법사찰, 직권남용으로 나중에는 다 역으로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김진욱 공수처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가장 큰 피해자는 알 권리에 제한을 받는 국민이기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통신자료 무차별 조회는 통신의 비밀침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영장주의 위반 등 위헌소지가 있기에 행위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을 대상으로 헌법소원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은 수사기관이 영장이 없더라도 이용자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아이디와 가입일 및 해지일 등 개인정보 조회를 이동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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