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동생' 이재환, 여가수 스폰 의혹 파장SBS "이재환이 계열사 대표에 청탁해 A양 고정 발탁""A양은 걸그룹 출신 C양" 루머에… 소속사 "법적대응"이재환, '마약 대리구매' 의혹에 '요강 청소' 지시까지
  • ▲ 이재환 전 CJ파워캐스트 대표. ⓒ뉴시스
    ▲ 이재환 전 CJ파워캐스트 대표. ⓒ뉴시스
    이재환(60) 전 CJ파워캐스트 대표가 유명 여가수 A씨와 가깝게 지내며 계열사 대표에게 A씨의 연예 활동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이재현(62) CJ그룹 회장과 이미경(64) CJ그룹 부회장의 친동생으로, 최근 마약을 대리구매하고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인물.

    CJ그룹은 이 전 대표의 각종 비위 의혹이 기사화 되자 "이 전 대표가 이미 계열사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공식 직함도 없고, 본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그룹 총수'의 친동생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연일 회자되는 것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유명 가수 A와 관계 돈독… '방송 출연' 지원 의혹

    지난달 30일 방영된 SBS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유명 가수 A씨와 카카오톡 메시지로 사적인 내용을 주고받으며 친분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테면 A씨가 이 전 대표에게 "회장님은 뭐 하시나요. 추운데 나가지 마세요"는 메시지를 보내자, 이 전 대표가 "A 생각"이라고 답할 정도로 둘 사이는 가까워 보였다.

    이 전 대표는 CJ 계열사 대표 B씨와 카톡으로 A씨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A씨의 활동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B씨가 "말씀 주신 A씨는 유튜브 활동에 대한 도움보다는 음반 유통에 관심을 갖고 있어 저희 음악사업본부에 협조를 요청해 발매일 확정 및 향후 프로모션도 잘 챙겨 주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는 "아이고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화 이후 A씨는 CJ계열 방송 모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자리를 꿰찬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B씨는 "저는 이재환님에게 보고할 라인도 아니고요. 도움 준 적 없으니 카톡 메시지가 있으면 저에게 보내주세요"라고 취재진에게 답했다.

    이 전 대표는 "A씨를 도와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활용 가치가 있으니 연락해보라'고 임원에게 말한 적은 있다"고 일부 사실 관계를 인정했다.

    SBS 보도 직후 온라인에는 유명 걸그룹 출신 가수 C씨가 이 전 대표의 스폰을 받는 여가수라는 루머가 확산됐다. 최근 C씨가 CJ계열 방송에 자주 출연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방송에서 거론된 A씨는 30대 여성"이라며 그보다 나이가 어린 C씨는 A씨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어 '섣부른 추측으로 엉뚱한 피해자가 양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C씨의 소속사는 온라인에 퍼진 C씨와 재벌 회장의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며 "소속 아티스트의 권익보호를 위해 악의적인 게시물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89년생 여성 사진 보여주며 "이 아이 공수할 생각"

    이 전 대표가 A씨를 직접 챙기며 연예 활동을 측면 지원했다는 의혹은 '이 전 대표가 비서를 뽑는다는 명목 하에 지원자들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함께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 지원자 성희롱' 의혹 역시 SBS 단독보도로 세간에 알려졌다. 지난 1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인의 소개로 이 전 대표와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20대 여성 D씨는 "비서를 소개해 달라는 제안을 하던 이 전 대표가 대뜸 지원자의 '품질'이 좋으냐는 질문을 건네고, 키 얘기나 말랐다, 뚱뚱하다 같은 외적인 평가들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지인에게 카톡으로 한 여성의 사진을 보내면서 "89년생 나 엄청 좋아함. 여차하면 이 아이 공수할 생각"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여성 사진을 보낸 뒤에는 "키스하고 놀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한 여성을 '에이스'라고 칭하면서 '용돈을 주겠으니 찾아오라'고 독촉하고, 채용한 비서에게도 "보고 싶다" "자신을 보살펴 달라"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자, CJ파워캐스트 관계자는 "(이 전 대표에게 사적인 연락을 받은) OOO님과 면담해봤는데, 우선은 조금 본인이 불안해하는 상태이기도 하고, 부회장님께서 연락을 많이 안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 전 대표에게 간언을 했다고.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내가 연락했대요? 자기한테?"라고 자기가 연락한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여성들의 사진을 주변에 보낸 사실에 대해서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좋은 사진이나 영상을 보낸 적은 있지만, 성희롱적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대리구매' '주가조작' 의혹에… '요강 청소' 지시까지

    이 전 대표는 마약류를 대리구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SBS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비서인 E씨는 최근 마약 구매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술 조사에서 E씨는 "이 전 대표의 지시로 인터넷을 통해 마약류인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 오일을 구매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나비디올은 대마의 일종인 햄프(Hemp)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통증이나 정신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화학 물질 분해를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전증이나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로도 쓰이는데, 국내에서는 허가된 제품이 없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이 전 대표의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BS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8월 '한 코스닥 상장사 F사가 악재 공시를 냈다가 호재 공시를 내, 주가가 떨어졌다가 오를 것'이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 측은 "지인의 추천으로 F사 주식을 샀으나 손실을 보고 처분했다"며 "F사의 공시 내용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18년 CJ파워캐스트의 대표로 활동할 때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또 2018년에는 수행비서들에게 요강으로 쓰는 바가지를 씻는 등 허드렛일을 시키고, 멜론을 가로로 잘라오면 혼내는 등 "인간 이하의 대접을 했다"는 폭로가 불거져 사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