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에 554억 손해 혐의… 회삿돈 횡령액 일부는 딸 포르쉐 유지비로검찰 "국회의원의 윤리와 준법의식 저버리고 기업 사유화… 실무자에 책임전가"이상직 "모든 것은 음해와 모략 탓… 곽상도와 민노총 정치공세 도구로 사용돼 개탄"
  •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이스타항공에 550억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받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국회의원의 윤리와 높은 준법의식을 저버리고 기업을 사유화해 다수의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했다"며 추징금 554억7628만원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24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의원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 "이상직, 기업 사유화해 다수 국민에게 피해"

    검찰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재산상의 큰 손해를 끼친 중대한 범죄"라며 "554억원 상당의 손해로 600여 명이 해고되고 600억원 상당의 임금이 체불돼 대량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검찰은,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9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이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이상직, 횡령한 돈 딸 포르쉐 유지비로도 사용"

    이 의원은 또 2016∼18년에는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향 또는 하향평가하고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이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과 그 계열사를 실소유하면서 회삿돈 53억6000만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적용됐다. 가족을 계열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빼돌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당시 조사됐다. 특히 이 돈은 딸이 몰던 포르쉐 보험료, 딸 오피스텔 임대료 등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이 밝혀낸 이 의원과 그 일가의 횡령·배임 금액은 총 554억여 원에 달한다. 

    "이상직, 범행 주도했으면서 실무자에게 책임 전가"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범행의 주도자이며 최종으로 이익이 귀속되는 자"라며 "범행 전반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실질적 이익을 얻은 후 변제가 없으며 반성하지 않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직 의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의원 측 변호인은 "주식 저가매도 관련해 측근인 박모 변호사가 이스타항공을 보호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 의원에게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이 없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이어 "채권 양도와 조기상환은 경영의 배경을 살피지 않은 짜맞추기 기소"라고 반박했다. 횡령 혐의에는 "횡령의 고의가 없고 불법 영득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상직, 모든 혐의 부인… "음해와 모략으로 벌어진 상황"

    이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사전에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이 제 과오라는 것을 인정하다"면서도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과 민주노총의 정치공세의 한 도구로 사용됐다. 음해와 모략으로 인한 지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이 의원은 지난해 9월24일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대량해고 책임론에 휩싸여 당을 자진탈당했다. 당시 민주당은 이 의원을 대상으로 당 차원의 윤리감찰을 진행하던 상황에서, 이 의원의 탈당은 당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이라도 일단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이 의원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2일 열린다.

    文대통령 사위, 타이이스타 고위 임원 재직 이력

    한편, 지난 7월3일 주간조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41) 씨가 태국의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의 고위 임원이었던 사실을 보도했다. 타이이스타는 이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태국의 저비용 항공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