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이 안 만나 준다" 주민들 항의하자 유동규 "내 말이 곧 시장님 뜻, 믿어 달라""성남도공에 기획본부장으로 가느냐" 묻자 유동규 "말씀하실 분은 이재명 시장님뿐"
  •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과거 대장동 주민들에게 "내 말이 곧 시장 뜻"이라고 말하는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친분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동아일보는 대장동 도시개발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주민 이호근 씨가 "2015년 유 전 본부장과 3~4차례 면담했을 당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사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씨는 "주민들을 참여시킨 민·관 공동개발을 하겠다는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항의했는데,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주민과 종중에는 손해가 없을 것이다. 내 말이 시장 뜻"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주민들 "유동규, 이재명 뜻 전달하는 사람으로 알아"

    이씨를 포함한 주민들은 또 "유 전 본부장이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이전부터 ‘시장 뜻’을 거론하면서 구체적인 대장동 사업계획안을 설명했다"면서 "이미 유 전 본부장은 곧 이재명 시장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동아일보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과 면담했을 당시 "2013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할 특수목적법인(SPC)에 주민들을 참여시켜 공동개발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특수목적법인 지분을 주민에게 넘기겠다고 했던 남욱 변호사는 잠적했고, 화천대유자산관리라는 회사가 등장했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유동규 "내 말이 곧 시장님 뜻, 믿으라"

    당시 이씨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화천대유에도 남 변호사의 지분이 그대로 있고, 주민들과 종중에는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유 전 본부장에게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만나 주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이 ‘내 말이 곧 시장님 뜻이다. 믿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동아일보가 주민들로부터 입수한 녹음파일에도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시장과 각별한 관계였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2월28일과 7월24일 대장동 주민들을 찾아 총 여섯 차례 ‘시장님’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대장동 개발 사업계획안을 설명했다. 

    "공사 기획본부장 되나?" 묻자 유동규 "이재명 시장 만이 말할 수 있어"

    유 전 본부장은 또 주민들에게 "주민들과 도시개발공사가 공동 사업체로 가면 공사는 토지 정리 작업을, 주민들은 특수목적법인에서 (분양사업 등을) 마지막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공사에 기획본부장으로 가서 총체적 역할을 하느냐'는 주민들의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저를 계속 데려가고 싶으면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말씀하실 수 있는 분은 이재명 시장님밖에 안 계십니다"라고 답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증언은 최근 이 후보가 '유동규 측근설'을 부인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4일 서울 공약 발표회에서 "성남시 공무원과 산하 기관 소속 임직원의 관리 책임은 당시 시장인 제게 있는 것이 맞다. 살피고 또 살폈으나 그래도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유 전 본부장이 자신과 업무상 지휘통제 관계에 있었을 뿐 특별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지사는 또 지난달 6일에는 유튜브 '열린공감TV’에 출연해 "(유동규 씨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하다가 가버린 사람"이라며 "이것을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