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2012년 남욱 만나 "성남도공 설립 도와주면 민관합동 개발할 수 있게 해주겠다"2013년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계획 마음대로 하라"…"민간사업자 선정 등 편의" 약속도
  • 지난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했을 당시의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뉴시스
    ▲ 지난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했을 당시의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관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012년 남욱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간사업자로 선정, 민관합동으로 대장동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졌다.

    민관합동의 대장동 개발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확정됐는데 유동규씨는 이보다 2년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것이다.

    유동규, 남욱에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계획 마음대로 하라" 

    2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비리 전담수사팀은 지난 21일 대장동 개발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약속) 혐의로 유동규 씨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했다.

    유 씨가 남욱 변호사를 알게 된 건 2012년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설립 전이었다.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작업을 했다.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 참여한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4호'는 '화천대유'의 자산관리 자회사 중 하나다.

    당시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장이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유 씨에게 남 변호사를 소개했다. 이후 최윤길 의장은 2013년 2월 성남시의회에서 성남도공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 같은 해 9월 성남도공이 설립됐다.

    한 달 뒤인 2013년 3월, 유 씨는 남 변호사 등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계획도 니네 마음대로 다 해라. 대신 2주 안에 3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남 변호사는 2013년 4∼8월 룸살롱과 일식집 등에서 현금 3억5200만원을 유씨에게 전달했다. 남 변호사, 그리고 그와 대장동 사업을 함께 추진하던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 씨등이 돈을 모았다.

    "민간사업자 선정 등 편의 봐주겠다" 약속도

    씨는 돈을 받은 뒤인 2014년 말~2015년 2월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 씨와 남 변호사에게 "민간사업자 선정 등 각종 편의를 봐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남 변호사의 추천을 받아 정민용 변호사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채용했고, 정 변호사를 통해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다.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의뜰'의 전체 지분 중 50.0%를 보유, 지난해까지 3년간 배당금 약 1830억원을 받았다.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1.0%) 및 자회사 천화동인 1~7호(6.0%)는 지분을 모두 합해도 7%에 불과함에도 같은 기간 404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020년 10월 김만배 씨에게 "그동안 도와준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기여를 감안해 700억 원 정도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이후 유씨와 700억원을 전달할 네 가지 방법을 논의, 지난 2~4월 700억원 중 세금 등을 제외한 428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