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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1조짜리 사업인데… 성남도공, 사업협약서 의결 과정서 '이사회 패싱'

사업협약서 대외비라며 '이사회 당일' 공개… 이사들 "수천억 사업을 바로 승인하란 건가""민간 부당이익" 이사회 우려에도… 성남도공은 "市 확정이익 중요" 무시화천대유에 막강한 권한 준 주주협약-정관은 아예 이사회 개최도 않고 서면 의결

입력 2021-10-15 16:35 | 수정 2021-10-15 17:15

▲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대장동 일대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강민석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생기는 초과이익을 민간 사업자가 챙기도록 사업구조가 설계됐는데도, 이를 검토해야 할 성남도시개발공사(SDC) 이사회는 사업 승인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SDC는 '대외비'라는 이유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배당금과 분양수익을 챙길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사업협약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사회 당일에야 협약을 공개해 의결했다. 나아가 주주협약과 정관은 아예 서면보고로 진행했다. 

성남도공, 사업협약서 이사회 당일 공개하며 "승인해 달라"

15일 동아일보는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 공모 결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된 2015년 3월 이후 사업구조가 확정된 2015년 6월까지 SDC·성남시·성남의뜰 등이 주고받은 문건을 분석해 보도했다.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 및 SDC가 공동 설립한 '성남의뜰'과 SDC가 2015년 6월 체결한 사업협약은 민간 사업자와 공공의 역할과 책임·지분·이익배분방식 등이 담긴 핵심 문서다. 협약서의 내용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비슷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1∼7호가 배당금은 물론이고 공동주택 용지 5개 필지를 직접 시행해 분양수익을 챙긴 근거가 모두 사업협약에 들어 있다.

이사회 "수천억 사업을 어떻게 바로 승인하나… 부당이익 많아 보인다"

SDC 정관에는 사업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공사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5월29일 이사회에서 사업협약 관련 안건이 상정됐다. 

SDC는 그러나 대외비라는 이유로 사업협약을 이사회 자리에서 처음 공개했다. 1조원대 사업에 따른 이사회 검토가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심지어 사업협약에 관한 법률자문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사들은 "이 자리에서 검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충분히 판단할 수 있게 배려가 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의장 A씨도 "수천억원이 왔다 갔다 하는데 이 서류 하나 가지고 이렇게 한다면 이사회 존재 이유가 없지 않으냐. 민간 사업자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도 우려했다. 

하지만 김문기 SDC 개발사업1팀장은 "중요한 것은 (성남시의) 확정이익"이라고 답했다.

이사들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SDC 측이 중요한 사업이 지연되는 만큼 신속한 의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원안대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SDC, 최대주주인데도 '실권' 없어… 성남의뜰 이사회 3명 중 2명이 민간社 인사

또 사업협약을 토대로 작성된 주주협약과 정관은 공사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도 이사회 개최 없이 서면 의결로 처리됐다. 주주협약과 정관에는 기존 사업협약 내용에 더해 주주 간 의사결정 방식과 권한이 담겼다.

이 주주협약과 정관에 따라, 지분 50%+1주를 가진 최대주주 SDC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고, 지분 1%에 그친 화천대유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도록 설계됐다. 성남의뜰 이사회는 3명으로 구성되는데, SDC·하나은행·화천대유가 각각 1명씩 추천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이사 3명 중 2명은 민간의 주장을 대변하는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토지 분양 방식과 분양가·보상가·공사도급계약 등 주요 사안은 모두 이사 과반 찬성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민간에 휘둘리도록 설계됐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SDC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을 내세워 반박했다. 하지만 사업이익과 직결되는 주요 사안은 주주총회가 아니라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지는 개발사업의 이사회를 이렇게 구성했다는 것은 초기부터 사업을 민간이 컨트롤하도록 설계한 의도"라고 동아일보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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