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 보내기 전후로 두 차례 통화… 김웅 "검찰 색을 빼야 한다" 말하기도김웅의 고발 지시 과정에 검찰이 개입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 없어
  •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뉴데일리 DB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뉴데일리 DB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 씨가 지난해 4월3일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복구했다. 

    당시 김 의원은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고발장을 써서 보내줄 테니 남부지검에 접수시키는 게 좋겠다"고 말한 뒤, 고발장을 텔레그램으로 전송하고 다시 전화를 걸어 "대검에 접수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최근 조씨가 제출한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김 의원과 조씨의 통화 녹음파일 두 개를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음파일은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을 보내기 전후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 "접수되면 얘기해 놓겠다"

    이 녹음파일에는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하기 전 "고발장을 써서 보내줄 거니까 (서울)남부지검에 접수시키는 게 좋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또 조씨에게 고발장 등을 전달한 다음 고발장을 어디에 접수해야 할지 등을 지시한 녹음파일도 복구됐다고 한다. 이 녹음파일에는 "대검에 접수시켜라. 나는 빼고 가야 한다"는 내용과 "검찰 색을 빼야 한다" "접수되면 얘기해 놓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달 2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2020년 4월3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후보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이 고발장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황희석 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3명 △언론사 관계자 7명 △성명미상자 등 총 11명이 피고발인으로 적시됐다. 이들의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이었다.

    공수처, 전날에는 정점식 의원 등 압수수색

    공수처는 지난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7층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과 조상규 변호사의 자택·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8월 당무감사실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고발장을 전달했으며, 법률자문위원이었던 조 변호사는 이 고발장을 전달받아 수정한 뒤 검찰에 접수시켰다.

    정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이 끝난 뒤 "(공수처가) 사무실 서류와 컴퓨터, 휴대전화에 (자료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며 "이 사건은 저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이 조성은 씨에게 고발을 지시한 과정에 검찰이 개입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