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 키맨, 내부 갈등 정황… 성남 도공 떠나고도 "경비 지출 다툼 중재"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0일 용인시 자택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KBS 방송 캡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0일 용인시 자택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KBS 방송 캡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녹취 파일 제보자인 정영학 회계사에게 폭행을 가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2일 배당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술 기운에 뺨을 때린 건 맞지만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내부 대화 녹취 파일에 대해선 "공동 경비로 사용할 자금을 두고 두 사람(정영학·김만배)이 서로 상대방이 부담하라며 싸우게 됐다"며 "유 전 본부장이 중재하다가 녹취가 됐다"고 말했다.

    녹취가 된 시점은 2019년 이후로 알려졌는데, 이 때는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있을 때였다. 이미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떠난 유 전 본부장이 민간사업자 경비 지출 다툼을 중재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700억원 약정설'을 부인했다. 앞서 SBS는 전날 화천대유에서 유 전 본부장 몫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 이익 중 700억원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돈 빌리면서 사업 추진한단 말이 와전"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두고 정 모 변호사와 천연비료사업을 동업하면서 정 변호사에게 동업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업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면서 차용증을 쓰고 노후대비용으로 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로부터 빌린 돈은 "11억8000만원"이고, 시행사 '성남의뜰'에 투자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화천대유가 아니라 유 전 본부장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1호 수익금은 김만배씨가 이미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조사한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했으며 이틀째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이날 정 회계사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두 사람 사이에 대질 조사는 없었다고 한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파일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는 화천대유의 설립 과정부터 개발사업 참여, 배당 수익 배분 문제, 법조인들에 대한 자문 섭외 과정, 구체적인 로비 정황 등 이번 의혹을 규명할 핵심 단서들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