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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북핵 외통수: 비핵화에서 핵균형으로'… 한일 '핵공유'로 北도발 억제해야

비핵화 미련에서 벗어나 '핵균형' 통해 북핵 억제하는 데 총력 기울여야

입력 2021-09-01 11:26 수정 2021-09-01 17:16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 핵문제가 다시 한반도의 중대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북한 영변 핵연구센터에서 냉각수 방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38노스는 냉각수 방출이 북한의 원자로 가동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라는 분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룡강으로 이어지는 곳에 냉각수가 배출된 것을 볼 수 있다며 38노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이 영변을 일종의 협상용 카드로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느긋한 반응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의 서면 질의에서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관련해 청와대가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한미는 일치된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과 대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북한은 올해 초에도 제8차 당대회를 통해 핵무력을 증강해 남북통일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고, 남한 공격용 전술핵무기를 만든다는 계획까지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의 로버트 리트워크 수석 부소장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영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100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이 '핵 보유국'임을 수차례 천명한 북한은 미국이 핵우산을 펼쳐 한국을 보호하고자 하면 대륙간탄도탄 등으로 미국의 주요 도시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북한과의 대화나 미국에 대한 자주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한 지 3년이 지났던만 아직도 속은 줄 모른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북한이 하지 말란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자는 성명을 버젓이 발표했다. 정부는 동맹공약을 반복하면서 지켜주겠다는 미국보다는 걸핏하면 안하무인으로 갑질하는 중국을 더욱 가깝게 생각한다.

"핵무기 외에는 '북핵' 막을 방도 없어… 조속히 '핵균형' 이뤄야"


'북핵 외통수 - 비핵화에서 핵균형으로(도서출판 북코리아 刊)'는 앞서 '비핵화 협상: 위험한 실험'을 출간했고, 북핵에 관해 100편 정도의 논문을 발간하는 등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꾸준히 알려온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가 북핵 대응에 대한 현 상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 대응책을 강구한 안보도서다. 이제는 비핵화 미련에서 벗어나 '핵균형(Nuclear Balance)'을 통해 북핵을 억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제1부는 안보위기의 현실, 즉 북핵 위협과 그에 대한 한국의 미흡한 대응태세를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평가해 기술하고 있다. 제2부는 남북을 둘러싼 외부의 국제정치적 환경과 정세에 대해 미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3부는 최근에 집중적으로 전개됐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반성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 제4부는 북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책을 제시하고 있다. 부록에는 전시작전통제권환수 문제와 평화협정과 종전선언에 내포된 의미 등, 우리나라 안보와 관련된 용어와 시사이슈들을 알기 쉽게 서술했다.

이 책에 수록한 내용 대부분은 2019~2021년 논문으로 주요 학술지에 발표된 것들이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혼자서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자들에게도 검증된 내용을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 북핵 대응책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는 것이다.

북한은 무력으로 남북통일을 하기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 북한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남북통일을 시도할 수 있고,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남북통일을 하겠다는 각오이기 때문에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따라서 핵무기 이외에는 북한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지론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초토화를 각오하면서 미국의 몇 개 도시를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은 한국에게 핵우산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하루속히 핵을 지닌 북한과 군사적 균형을 이뤄 한국과 일본이 보복할 것으로 북한이 받아들이게끔 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이 배치한 핵무기를 한국 또는 한국과 일본이 공유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핵균형'을 만들면, 북한은 한국의 핵보복이 두려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고, 결국 핵무기를 포기하게 된다고 단언한다.

이것은 유럽에서 '핵공유(Nuclear sharing)'로 시행되고 있는 것을 동북아시아에 적용하는 내용으로, 최근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의 다수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와 같이 엄중함에도 현 정부와 현 세대는 북핵 위협에 너무나 무관심하다. 저자는 북핵에 대한 현 정부의 무대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우리나라를 '서렌더랜드(Surrenderland)'나 '괴안국(괴상한 안보를 추구하는 국가)'으로 불러야 할 정도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안보를 걱정하지 않고, 현재의 군대는 핵대비를 하지 않으며, 학자들도 핵문제 논의를 기피하고 있다. 북한 위협과 한미동맹을 공유하면서 동일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구현하고 있는 일본과의 안보협력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처럼 꿈을 꾸고 있다고 의심할 정도로 현 정부가 안보를 등한시하는 모습은 마치 동화 속의 베짱이와 흡사하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겨울이 올 것은 전혀 걱정하지 않은 채 햇볕을 만끽하면서 노래하고 있는 베짱이처럼 이 나라의 관리들은 북핵 위협의 심각성이나 미중 대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민이라면 북핵문제에 대해 냉정할 정도로 현실적 대응책을 제시한 이 책을 읽고 공유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 저자 소개


박휘락: △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육군사관학교 졸업(제34기, 1978) △대대장, 연대장, 주요 정책부서 근무 △고등군사반·육군대학·합동참모대학 수석 졸업 △미국 National War College 졸업(석사)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졸업(정치학 박사) △예비역 육군대령.

저서로는 △비핵화협상: 위험한 실험(2020) △국가안보론: 이상과 현실의 균형(2020) △북핵 억제와 방어(2018) △북핵위협과 안보(2016) △북핵위협시대 국방의 조건(2014) △평화와 국방(2012) △자주국방의 조건(2009) △한국군사전략 연구(198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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