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이재명, 동문서답 말라… 월 8만원, 국민 자립에 어떤 도움 되겠나"

국민의힘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동문서답하지 말라"며 일침을 놓았다.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한 최 전 원장을 향해 "구태정치"라고 반발한 이 지사의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최 전 원장은 특히 "국민들이 복지에서 탈피해 자립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복지정책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거듭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께서는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구태정치를 한다고 비난했다"며 "동문서답을 하시면 안 된다. 동문서답이 진짜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는 이 지사가 자신의 기본소득 비판을 "구태정치"라고 규정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이같이 말하며 최 전 원장을 향해 "이번처럼 목적을 가지고 왜곡하는 그런 식의 감사를 했나"라고 비난했다.

이에 최 전 원장은 "제가 드린 말씀은 이 지사가 발표한 기본소득 공약이 효과성에 의문이 있고 복지에 대한 제 철학과도 많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이 지사께서 발끈하신 '전 국민 외식수당'이라는 언급도 연 50조원의 예산을 들여 모든 국민에게 월 8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이 비용과 효과 측면을 고려할 때 과연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기본소득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고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진짜 대안인지에 대해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싶다"면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 지사의 취지는 이해하나, 한정적인 국가 재정 하에서 모든 사람을 품기에는 국가가 제공할 수 있는 복지 우산의 크기가 너무 작다. 계속 비를 맞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의무는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 시스템을 촘촘하게 메우고 필요한 분에게 복지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이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의미없는 현금 살포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복지시스템의 핵심은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하는 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자립이 어려운 분들에게 정부가 적재적소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지사님의 기본소득 공약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지정책의 성공 척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복지에서 탈피하는가"라고 말한 도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최 전 원장은 "월 8만원은 우리 국민들이 복지에서 탈피해서 자립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재차 반문했다.

최 전 원장과 이 지사의 '기본소득' 설전은 이 지사가 지난 22일 "전 국민 연간 100만원 지급" 등 공약을 발표한 뒤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두고 "국민의 부담인 연 50조원의 재정을 써서 모든 국민에게 월 8만원씩 나눠주겠다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아니라 '전 국민 외식수당'이라고 부르는 것이 낫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지난 24일엔 이 지사가 기본소득 재원 방안으로 거론한 '국토보유세'를 두고 "로빈후드처럼 국민 재산을 훔쳐다가 의적 흉내를 내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도 직격했다.

이 지사는 최 전 원장의 비판에 대해 같은 날 페이스북에 "분기별 지급을 굳이 월로 쪼개 소액이라 비난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구태 중에서도 구태정치"라면서 "소액이라 타박하시는 걸 보니, 첫 술 밥에 왜 배 안 부르냐고 칭얼대는 어린아이가 생각나 불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