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를 치고 우리 도우면 (금품수수 수사) 없던 일로 만들어 주겠다. 경찰과도 조율됐다" 이동훈 "여권서 정치공작" 폭로 파장… 尹캠프 "헌법 가치 무너뜨린 사법거래" 질타이준석 "굉장히 거대한 의혹… 아직 사실관계 확인된 게 많지 않다" 추가 공개 요구
  • ▲ 윤석열 전 검찰총장.ⓒ강민석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강민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14일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 Y(윤석열) 공작설'을 폭로한 것과 관련 "수사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선 판이 달아오르는 상황에서 제기된 정치공작 주장에 정치권이 요동친다. 여야 모두 양측 책임으로 규정하고 방어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민의힘은 야권 핵심 대선주자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도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尹 측 "정치공작,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처벌 요구"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아직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는 공작정치이자 수사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 사법거래"라고 비판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게 골프채 등을 받은 혐의가 적용된 이 전 위원은 전날 경찰 조사를 마친 후 "여권 인사가 'Y(윤석열)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금품수수 수사를) 없던 일로 만들어 주겠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거절하자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고 이 전 위원은 덧붙였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윤 전 총장의 정치선언 당일인 6월29일 구체적인 수사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문재인정부는 그동안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안에서는 피의사실공표금지를 강력히 역설해 왔으나 이 전 위원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왜 갑자기 공개된 것인지 밝혀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여된 사람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직접 견해를 밝힐 계획은 없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도 이 전 위원의 폭로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추가로 입장을 내기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의혹 거대하지만 사실관계 확인 안 돼"

    국민의힘은 사안을 면밀히 살핀다면서도 윤 전 총장이 자당의 대선주자가 아닌 만큼 거리를 두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강원도 철원군을 찾아 수해 복구 및 장마 대비 현장 점검 후 "우리 당 입장에서는 해당 의혹이 굉장히 거대하다"면서도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이 많이 없다. 의혹의 심각성을 봤을 때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하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인물이 수사기관과 결탁을 얘기하면서 이 전 위원의 편의를 봐주겠다고 했으면, 단순히 당 밖 주자의 의혹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국가 수사기관과 연계돼 제기되는 의혹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살펴보겠다는 것이지, 특정 주자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나서는 것이 아니다. 당이 공식적으로 나서려면 이 전 위원 측에서 사실관계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놀란 與 "수사 잘 봐 달라는 구애"

    더불어민주당은 적반하장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위원의 폭로가 사실일 경우 그간 '공정'과 '적폐청산'을 앞세워온 여권의 피해가 불가피해 적극적으로 의혹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객관적인 상황을 봤을 때 이동훈 씨가 그 정도 급이 되는지, 그 정도 사안을 아는지 알기 어려운 일이다. 찾아왔다는 여권 인사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이동훈 씨가 정치공작이라 주장하는 것은 윤 전 총장 및 특수부 검사에게 본인의 수사를 잘 봐 달라고 구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도 "사기꾼에게 금품을 받은 자기반성을 하지 않고 정치권에 음모론을 던지며 혐의를 회피하려 한다"며 "여당 인사 공작설 주장에 이준석 대표까지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