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영국 정의당·송영길 민주당 대표 예방하며 '협치' 행보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중진의 경륜에 '신진 돌풍'으로 맞섰던 이 대표는 이날 송 대표에게 "정치경륜을 배우겠다"고 낮은 자세를 보였고, 송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라며 치켜세웠다. 

    송영길 "이준석, 박근혜 탄핵 찬성 이야기에 긍정"

    송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민주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의 예방을 받고 "30대 젊은 대표인 것을 넘어 내용과 스토리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이 대표의 당선은 여야를 넘어 우리 사회의 젊은 청년들에게 자주적인 기상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라고 호평했다.

    송 대표는 "모든 국민들이 다 느꼈겠지만, 광주에 가서 5·18 관련한 말씀이나 대구에 가서 본인을 정치에 입문시켜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을 보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의 비난을 자제하자는 취지로 "본질과 내용을 갖고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나경원 후보님과 TV토론에서 '억까(억지로 까다)'하지 말자, 그 말에 100% 동의한다"며 "말의 취지를 그냥 억지로, 악의적으로 해석해서 말투 몇 가지를 갖고 억지로 까는 소모적인 정치는 이제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 본관 정의당 당대표실을 방문해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 본관 정의당 당대표실을 방문해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이준석 "송영길, 배울 점 많아… 정치경륜 배우고파"

    이에 이 대표는 "송 대표의 개혁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말씀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고 화답했다. 이어 "여야 협치 모델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고 노력을 경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마치기 전 송 대표에게 "제가 앞으로 배울 점이 많은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식사 한 번 모시고 어떻게 보면 값싸게 송 대표의 정치경륜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데 응해주시겠느냐"고 자세를 낮췄다. 송 대표는 이에 "제가 모시겠다"고 호응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 예방 후 최근 논의가 본격화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와 관련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협의체 구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논쟁의 핵심이었던 양당 간의 여·야·정 협의체냐, 원내 5당을 포함한 협의체냐는 자유롭게 형식을 정해 주시라고 말했고, 오늘 회의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말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李, 정의당 예방서 "차별금지법 등 논의 피하지 않을 것"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 정의당 당대표실을 방문, 여영국 정의당 대표를 만나 야당 간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여 대표는 이 대표에게 "당대표선거 기간 동안 '이준석열풍'을 정의당도 의미있게 지켜봤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당심과 민심의 변화는 국민의힘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정치 전반에 대한 변화, 열망이라고 생각한다"며 "실망으로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 대표는 차별금지법과 관련 '시기상조'라고 언급한 이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날을 세웠다. 여 대표는 "(시기상조라는 말은) 민주당이 주로 하던 말"이라며 "연내 입법되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론이 매번 확정되지 않았던 것은 논의 자체를 진행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 개인 입장은 전화로 물어보면 언제든 답하겠다"고 화답하면서도 "실제로 논의가 미성숙한 단계"라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또 "저희 당이 지금 대변혁기에 있다"면서 "보수정당들이 외면하거나 피해 갔던 의제들을 다루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여 대표에게 "정의당과 협력이라는 것이 결코 생소하지 않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특히 소상공인 보상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우리 야당 간의 협치를 통해서 저희가 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앞으로는 국가를 위한 희생이라는 단어로 정당화하는 일이 없도록 저희가 공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