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만에서 해적들 어선 납치… 36명 승무원 중 한국인 4명·필리핀인 1명 끌고 가5월19일 같은 기니만에서 피랍된 한국인 선장, 아직 풀려나지 못했는데 또 납치극
  • ▲ 소말리아 해적이 줄어든 뒤 서아프리카 기니만 일대에서 해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소말리아 해적.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소말리아 해적이 줄어든 뒤 서아프리카 기니만 일대에서 해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소말리아 해적.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아프리카 기니만에서 또 한국인 선원들이 해적에 납치됐다. 해적들이 한국인을 납치한 것은 12일 만이다.

    외교부 “베냉 인근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4명 피랍”

    외교부는 지난 1일 해적들이 한국인 선원들을 납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적들이 현지시간 5월31일 오후 7시30분경 서아프리카 베냉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참치잡이 어선을 습격, 한국인 선원 4명과 외국인 선원 1명을 납치해 달아났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이어 “현지 공관 및 관계당국과 관련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공유해 나가는 한편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는, 판에 박힌 설명을 내놨다.

    국내 언론들은 해상보안업체 ‘드라이어드글로벌’을 인용해 “해적들이 ‘아이리스S’호에 오른 뒤 선원들의 귀중품을 빼앗고 한국인 선원 4명과 필리핀인 선원 1명을 납치했다”고 전했다.

    해운전문매체 '마리타임익제큐티브'에 따르면, 해적들이 습격한 배는 선령(船齡)이 40년도 지난 500t급 참치잡이 어선 ‘아이리스S’호다. 36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모항은 가나의 테마항이다. ‘아이리스S’호는 5월26일(이하 현지시간) 테마항을 떠나 베냉 코토누항에서 100해리(약 185㎞) 떨어진 해역에서 조업 중이었다. 매체는 “고속 보트 2척이 어선에 접근하는 것을 봤다. 이어 7명의 무장한 해적이 배에 올랐다”는 목격자의 말도 전했다.

    “나이지리아 정부, 강력 처벌법 내놨지만 해적 행위 안 줄어”

    ‘마리타임익제큐티브’는 “최근 기니만 일대에서 해적 행위가 급증하자 나이지리아 정부와 영국·프랑스 해군 등이 이 지역에서 보안활동을 강화했다”며 “그럼에도 2주도 되지 않아 해적들의 선원 납치가 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매체가 지적한 사건은 지난 5월19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일어난 참치잡이 어선 ‘애틀랜틱프린세스’호 습격사건이다. ‘애틀랜틱프린세스’호는 당시 가나의 테마항 남쪽 120㎞ 해상에서 조업 중이었다. 이때 고속 보트를 탄 해적 8명이 배에 접근, 이 가운데 5명이 승선해 선원들을 납치했다. 당시 납치된 사람은 한국인 선장과 중국인 선원 3명, 러시아인 선원 1명이다. 한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가나 당국도 이들을 나이지리아 해적으로 지목했다.

    ‘드라이어드글로벌’에 따르면, 해적들이 기니만을 중심으로 서아프리카 일대에서 선박들을 무차별 습격한 뒤 나이지리아 정부는 강력한 처벌책을 내놨다. 나이지리아는 2019년 ‘해적 등 기타 해상범죄진압법(SUPMOA)’을 제정하고, 해적행 위에 가담할 경우 무기징역과 10만 나이라(약 1억5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럼에도 해적 행위는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