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주일간 국민의힘 의원 4명 접촉… 대선 출마 의지 강하게 피력정진석 "입당 결심하라는 말에 윤석열 경청"…6월 중순~7월 말 전망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정상윤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정상윤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말 정진석·권성동·윤희숙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잠행을 이어가던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접촉을 늘리면서 입당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1일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일주일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4명과 연쇄접촉해 대선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정진석 "尹, 우회로 찾지 않는 느낌" 입당 예상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6일 정진석 의원과 서울 모처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충청 연고를 고리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참여를 선언할 것이라면 입당 결심도 하시라'는 바람을 전했고, 윤 전 총장은 경정하는 모습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과거 충남 공주와 논산에 살았고, 논산 노성면과 공주 탄천면 일대는 파평 윤씨 집성촌이다. 윤 전 총장이 충남 출신으로 '충청 대망론'을 주도하는 정 의원을 만난 것은 조만간 공식적인 대권행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이 자신감에 차 있고, 계산적으로 우회로를 찾지 않고 정면승부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한 정 의원은 "당당하고 의연하게 나아가는 자세였다"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점쳤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에는 강릉에서 권성동 의원과 만났다. 권 의원은 사법연수원 17기로 윤 전 총장(23기)의 검찰 선배지만, 두 사람은 강릉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1960년생 동갑내기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은 윤 전 총장의 외가가 있는 곳이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과 담소하던 강릉의 한 카페에서 자신을 알아본 시민들이 대선 출마를 권하자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상범 "제3지대나 신당 창당 않겠다 해"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지난달 22일 대화 내용에서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유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지난 4월 통화한 후 안부차 연락했다"며 "제3지대나 신당 창당은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은 후 정치·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을 여러 차례 만나며 이른바 '대권수업'에 몰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한 사실이 공개되며 그가 본격적으로 대권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3지대보다 국민의힘 입당에 무게를 둔 것은 정치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 주자들과 경쟁에서 안정감 있는 제1야당을 등에 업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대, 尹 임기 사이 정치선언 전망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등판 시기가 6월 중순 또는 7월 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표가 6월11일 선출되는 데다, 원외 당협위원장인 이준석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대권후보들과 접촉하기까지 일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월24일인 원래 자신의 임기까지 정치선언을 하지 않음으로써 단순히 정계입문을 위해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 및 시기에 관해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많은 의견을 들으며 고민하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