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관저 만찬, 방역수칙 위반" 네티즌이 신고… 공무원들도 '부글부글'
  • ▲ 네티즌 A씨가 국민신문고에 신고한 민원을 캡처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린 사진
    ▲ 네티즌 A씨가 국민신문고에 신고한 민원을 캡처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린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퇴직한 참모 4명과 최근 만찬을 가진 것이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네티즌 A씨는 26일 오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게시판에 "문 대통령이 관저에서 전직 참모 4명과 가진 고별만찬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이라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종로구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근 청와대 인사개편으로 교체된 최재성 전 정무수석, 윤창렬 전 사회수석, 강민석 전 대변인, 김영식 전 법무비서관을 관저로 불러 술을 곁들인 만찬을 비공개로 가졌다.

    A씨는 "문 대통령과 전직 참모 4인의 청와대 관저 모임은 '공무'로 인정된다 할지라도 '만찬'과 관련해서는 '5인 이상 사적모임'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고, 당국은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상황"이라며 "종로구청에 청와대 관저 ‘고별 만찬’ 모임의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수칙에 따르면, 공무나 기업의 필수 경영활동 등 업무로 인한 모임은 사적모임에 해당하지 않지만, 회의 등의 전후에 이뤄지는 식사모임은 사적모임으로 분류돼 금지 대상이다.

    A씨는 "문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의 수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국민에게 귀감이 돼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직 참모 4인과 함께 만찬을 가진 것은 심히 부적절한 행동이라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방역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는 한편, 방역 방해 행위와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방역수칙 위반은 '불소추 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한 A씨는 "본 시민이 제기한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은 감염병예방법 제83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이는 행정상의 처분에 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역수칙 위반은 '불소추특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어떤 형태로든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법리적인 해석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만찬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준 바 없으며, 설령 만찬을 했다 하더라도 환송식은 사적모임이라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17년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게 술을 권하고 있다.ⓒ뉴시스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17년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게 술을 권하고 있다.ⓒ뉴시스
    "내로남불의 끝판왕"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당장 시민뿐만 아니라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방역당국이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주일간을 '특별방역관리주간'으로 지정하고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의 회식과 사적모임을 전면금지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한 공무원은 "공무원의 모임에 대해 불시단속을 하는 마당에 대통령이 '환송회'를 명분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 규정을 사사로이 여긴 것은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떠나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주는 행동"이라며 "내로남불을 끝까지 실천하려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주 저녁모임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는 경북도 한 공무원은 "마음 같아서는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라도 하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문 대통령의 '고별만찬'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지금이 술 먹으면서 만찬 할 때냐? 백신 못 구해서 난리인데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고 술을 마시든 말든 하라"며 "2년 동안 국민들이 마스크 잘 쓰고 참아왔으면 백신이라도 빨리 구하는 게 정상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청와대는 코로나도 비껴가느냐"며 "국민들은 5인 이상 집합금지에 가족들 모임도 못하게 하지 않았느냐.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각종 포털 게시판과 SNS에는 "일반 직장도 코로나 때문에 퇴직자 회식도 못하고 보낸다. 직장인 퇴직 회식도 가능하나" "스스로 정치방역을 했음을 인정하는 꼴" "국민들은 아무것도 못하게 하면서 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적폐" 라는 비판글이 쇄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