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현충원서 "피해자님께 사과"… 민주당 "박원순 피해자에 사과한 것"국민의힘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왜 현충원에서 하나" 질타
  •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단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단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하고 방명록을 통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충원에서 왜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윤호중, 현충원에서 '피해자님' 언급 논란

    윤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서울 현충원을 찾았다. 윤 위원장은 방명록에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시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살피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현충원 방명록에 '피해자님'이라는 표현과 함께 사과 메시지가 들어간 것을 두고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방명록에 쓴 피해자님은 재·보궐선거 발생 이유가 됐던 피해자분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과정에서 박원순·오거돈 전 서울·부산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피해자에게 사과의 표시를 하기에는 시기와 장소 모두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22일 통화에서 "뜬금없이 순국선열들이 잠든 현충원 방명록을 통해 선열과 국민과 함께 뭉뚱그려서 어물쩍 사과하는 것에 진정성이 있느냐"며 "게다가 뭘 사과하는지도 적지 않고 말도 안 한다.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이런 식의 사과를 하는 것 자체가 보여주기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을 예방한 직후 "찾아가거나 뵙자고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아서 그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적당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명록에 남겼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가 누구 과실로 발생했는지 아직도 몰라"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설명도 도마에 올랐다. 윤 위원장의 방명록 작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재·보궐 선거 발생 이유가 됐던 피해자분'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난 4·7 재·보궐선거 발생 이유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이 아닌 피해자라는 설명이라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민주당은 선거가 누구 과실로 발생했는지 아직도 모르는 모양" "자기도 모르게 본심이 나왔나보다" 는 비판이 나왔다. 

    윤 위원장이 '피해자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사과하자 피해자를 대했던 민주당 전 당대표들의 호칭 변화도 회자했다. 

    당초 민주당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두고 다양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피해호소인', 이낙연 전 대표는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피해자를 지칭했다가 2차 가해라는 지적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지난 3월 김태년 전 원내대표는 '피해자'로 호칭하며 재차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