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내로남불 수렁 빠져나오겠다" 취임일성…"특정세력 대표" 비판도
  •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첫 가동한 9일 반성과 성찰을 약속하며 선거 패배 여파 수습에 나섰다. 당내에서는 그러나 친문 주류의 재등장을 우려하며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일 고개 숙이는 민주당… "모든 책임 저희에게"

    도종환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9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에서 저희가 졌다. 저희의 부족함이 국민께 크나큰 분노와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그 무엇도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직 저희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변화와 쇄신은 면밀하고 세밀하게 과제를 선정하고 실천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도 위원장은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 나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인해 기존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도종환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도 위원장은 문재인정부에서 문화체육부장관을 지냈고, 친문 싱크탱크로 불리는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이다. 대표적 친문 인사인 셈이다. 비대위원으로 지명된 민홍철·이학영 의원도 민주주의4.0에 몸담은 친문 인사다. 

    비대위를 또 다시 친문 주류가 장악하면서 차기 당권과 원내대표도 친문 인사가 거머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친문 세력의 강경노선이 계속되면 강성 지지층에 또 다시 끌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 뛰어넘어야… 반성의 목소리 추상적" 

    실제로 차기 당대표와 원내대표에는 친문 인사들이 물망에 오른다. 당대표에는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의원이, 원내대표에는 윤호중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9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벼랑 끝에 서서 쇄신해야 하는 마당에 쇄신의 당 얼굴로서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운 것"이라며 "우리가 그것(강성 지지층)을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하지 않으면 정치영역이 좁아진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우리 당이 부정적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며 "(선거 패배 후) 우리 당에서 나오는 반성의 목소리는 간략하고 추상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당내 주류 세력을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성과 성찰을 약속하며 선거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겠다고 비대위 체제를 가동하고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친문 주류의 재등장을 우려하며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친문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여전히 강경한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 언론개혁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며 "영리하고 신속하게 180석을 활용해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