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TBS는 독립재단, 시장도 이래라 저래라 못해" 버티기"TBS, 교통방송만 하거나 정치적 중립 지켜라" 요구 빗발
  • ▲ 7일 김어준 씨가 '김어준의 개표방송'을 진행하던 중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표정이 굳고 있다. ⓒ유튜브 캡쳐
    ▲ 7일 김어준 씨가 '김어준의 개표방송'을 진행하던 중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표정이 굳고 있다. ⓒ유튜브 캡쳐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시청에 재입성하면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개편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지난 7일 김어준 씨가 진행한 '김어준의 개표공장'에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게시판에 '김어준 잘 가시게' '방 빼'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김씨는 그러나 "TBS도 재단으로 독립이 됐다. TBS 사장도 방송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을 못한다"며 진행을 계속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씨는 이날 '김어준의 개표방송'을 진행하던 중 "'김어준 실직 1일 전이다'라는 문자가 많이 온다"며 "예상 득표율이 큰 차이가 나면 볼 것 없고, 한 자릿수 안이라면 최종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뉴스공장이 존폐 위기에 걸려 있는 것 아니냐"며 "만약 2번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는 프로그램 색깔도, 완전히 코너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당선에 '오늘 막방?' '김어준 잘 가라' 댓글 쇄도

    이날 출구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9%,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7.7%의 득표율이 예상된다는 결과가 나오자 김씨의 얼굴은 잠시 굳었다. 

    김씨는 "제작진이 벌써 나를 버리려고 한다"며 "출구조사가 이 정도라면 실제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뒤집기는 어렵고, 보수의 대결집"이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을 향해서는 "10년 만에 회생하셨네"라며 "보궐선거 임기가 1년짜리이기는 하나 숫자가 임팩트가 있어서, 이렇다는 얘기는 진보 지지층이 안 나왔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해당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오늘 막방인가요?' '김어준 잘 가라' ' 방 빼' '뉴스공장 폐지 가즈아' '잘 가시게 김어준' 등의 글을 채팅창에 올렸다.

    그러나 김씨는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며 "지난 10년에 걸쳐 꼼꼼하게 절차가 만들어졌다. 그 점은 오세훈 당선인에게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방송인 줄 아는 분들도, 마지막 방송이기를 바라는 분들도 많은데 그게 어렵다. 시장 시절 오세훈 덕분"이라고 운을 뗐다. 방송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씨는 "시장 시절 오세훈 당선인은 TBS를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인식해 방송 개입이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그 이후 시장의 영향력으로부터 TBS가 독립되도록 구조가 꾸준히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TBS도 재단으로 독립이 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조차 방송 출연을 마음대로 못했다. TBS 사장도 방송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이 게스트를 출연시켜라라고 말을 못한다"고 강조한 김씨는 "그렇게 구조가 만들어졌다. 뉴스공장이 마지막 방송이기를 바라는 보수 지지층은 오세훈 당선인에게 따져라"라고도 언급했다.

    TBS, 지난해 재단 출범 후에도 예산 70% 넘는 400억여 원 지원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이번 선거 기간 특히 여당편향 방송을 진행해 비난받았다.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시작한 TBS는 지난해 2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지만, 여전히 운영예산 대부분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는다. 2019년에는 예산 506억원 중 83%인 422억원을 서울시로부터 받았고, 재단 출범 후에도 서울시가 TBS 전체 예산의 70%가 넘는 400억여 원을 지원한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TBS의 설립목적은 교통·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관련 "김어준 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시라"고 쏘아붙였다.

    오 시장은 '내곡동 땅 의혹'을 부각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악의적 인터뷰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며 "막장 방송을 트는 TBS에 연간 300억원의 서울시민 세금이 지원된다. 선전선동 방송의 배후에는 서울시를 장악한 민주당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씨는
    ▲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씨는 "마지막 방송인줄 아는 분들도, 마지막 방송이길 바라는 분들도 많은데 그게 어렵다. 시장 시절 오세훈 덕분"이라며 방송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튜브 캡쳐
    전문가들은 오 시장 당선을 계기로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를 비롯해 TBS의 전면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가장 큰 문제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방송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TBS가 교통 전문 방송을 하거나 최소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뉴스공장'이 방송한 '생태탕 조작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김어준 씨는 방송인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며 "본인 자격에 맞게 원래대로 유튜브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맹비난했다.

    "TBS는 교통 전문 방송을 하거나 정치적 중립 지켜야"

    강보영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통화에서 "공영방송 TBS에서 김어준 씨는 정확한 팩트를 근거로 방송해야 하는데, 그간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여론몰이를 하는 등 너무 편파적인 방송을 해오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뉴스공장'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속하고 사람들을 자극하는 데만 혈안이 된 방송"이라고 지적한 강 교수는 "그동안 '뉴스공장'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도 많았고 시정명령도 많이 받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TBS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국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TBS가 이대로 김어준 씨를 놔둔다면 방송으로써 가치도 없다 생각한다"며 "오세훈 시장이 강한 의지로 TBS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김어준 씨가 재단이라는 구조상 시장이 TBS에 간섭할 수 없다고 했지만, TBS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문제는 김어준 씨가 '뉴스공장'을 통해 편파적인 정치방송을 하는 것"이라며 "TBS도 설립목적에 맞게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통·생활정보 전문 방송으로 거듭나고, 김씨 역시 TBS에서 생활정보 코너를 진행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오 시장은 만약 김어준 씨를 제재하지 못하면 1년 뒤 대선까지 좌파 방송이 계속되는 것을 방치하는 셈"이라고 강조한 황 평론가는 "그렇게 되면 이후 김어준 씨는 진보세력을 등에 업고 누구도 건들지 못하는 괴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