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H 직원 13명, 광명·시흥 필지 12개 취득 사실"… 시흥 '맹지' 구입한 직원 등에 '투기 의혹' 확산
  • ▲ 3일 국토교통부·LH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자체 조사한 결과, LH 직원 13명이 경기 광명·시흥 내 12개 필지를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3일 국토교통부·LH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자체 조사한 결과, LH 직원 13명이 경기 광명·시흥 내 12개 필지를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투기 의혹 관련, LH 직원 10여명이 도로와 연결되지 않는 '맹지' 등을 100억원에 매입했다고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신규 공공택지 정보를 직접 다루는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알고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개발 정책이 국토교통부 산하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번진 것이다. 문 정부 부동산 정책 등을 신뢰할 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국토부·LH "직원 13명, 시흥·광명 12개 필지 취득" 

    3일 국토교통부·LH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자체 조사한 결과, LH 직원 13명이 경기 광명·시흥 내 12개 필지를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LH 직원들이 사들인 12개 필지 중 9개 필지는 모두 시흥 땅이었다. 지난해 5월 기준 시흥시 공시지가가 광명보다 더 낮은데, LH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시흥땅 매입에 나선 셈이다.

    LH 한 직원이 사들인 시흥시 무지내동 341번지의 공시지가는 3.3㎡당 84만원로, 광명시 노온사동 공시지가(150만원대)보다 70여만원이 낮다. 무지내동 341번지는 도로와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지만, LH 직원은 이 땅을 19억4000만원을 주고 매입하기도 했다. LH 직원이 시흥시 내 가장 비싸게 주고 매입한 과림동 670-4번지 3.3㎡당 가격도 110만원 안팎이다.

    전날인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는 LH 직원 14명이 2018∼2020년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10개 필지(2만3028㎡·약 7000평) 지분을 나눠 매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었다. 이들은 LH 직원들이 내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기했을 가능성을 제기,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이번 국토부·LH 자체 조사 결과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필지 취득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졌다. 국토부가 "해당 직원들이 신규 후보지 관련부서 및 광명·시흥 사업본부 근무자(2015년 이후)는 아니다"라고 3일 발표했지만,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된 신도시 개발 사업 신뢰성에 타격이 갔다는 것이다. 

    "LH 투기 의혹을 국토부에서 조사?" "정의·공정 씁쓸" 

    실제로 부동산 커뮤니티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는 "LH 사전 투기 의혹을 국토부에서 하느냐" "문 대통령이 변창흠(국토부 장관의) LH 사장 때 불법 투기한 직원들을 제대로 조사하겠느냐" "LH 해체하라" 등 성토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LH임직원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의혹 국정감사 강력히 요청합니다'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글은 지난 2일 올라온 뒤 3일 오후 9시 현재 2886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3기신도시와 무주택만 바라보며 투기와의 전쟁을 믿어왔는데 정말 허탈하다"며 "정의와 공정이란 말이 씁쓸하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3일 자체 조사를 발표하면서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 모두 직위해제하고 위법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총리실과 합동으로 광명·시흥 등을 비롯,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부·LH·관계 공공기관의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 등에 대한 토지거래현황을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경기 광명시 광명동·옥길동과 시흥시 과림동 일대는 지난달 24일 3기 신도시로 선정, 발표됐다. 국토부는 이날 하남 교산(3만2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부천 대장(2만 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등에 이어 광명·시흥(7만가구)을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광명·시흥에 들어설 주택 물량은 3기 신도시들 중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