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박형준 측근 의혹 공세… 박형준 "측근 실명 언급 상처, 정의 원칙 어긋나" 반격
  • ▲ 박형준(왼쪽) 예비후보와 이언주(오른쪽) 예비후보. ⓒ뉴시스
    ▲ 박형준(왼쪽) 예비후보와 이언주(오른쪽) 예비후보. ⓒ뉴시스
    국민의힘 소속으로 4.7 부산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형준·이언주 예비후보가 첨예한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방송은 물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설전을 이어가면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분위기가 과열되는 모양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5일 오후 9시쯤 페이스북을 통해 박 예비후보를 공격했다. 

    "박형준 예비후보는 단 한 번의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돈과 관련된 부적절한 행동으로 여러 번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한 이 예비후보는 "그 중 하나가 전국에 도박광풍을 일으켜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자살한 이른바 '바다이야기' 사건 등 '사행성 게임'에 관련된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언주, 박형준 최측근 '실명' 공개하며 범죄사실 지적

    이 예비후보는 "(2005년) 당시 박 후보 최측근이었던 정OO 씨는 사행성 게임업체로부터 5100만원의 뇌물을 받아 2년 징역이 확정됐는데, 박 후보는 본인은 몰랐다고 나와는 상관없다고 발뺌한다"며 "정씨는 당시 박 후보가 소속된 문광위 소관 게임물 등급 심의와 관련해 뇌물을 받았는데 그게 어떻게 의원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성격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이어 "여하튼 박 후보가 알았다면 공범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예비후보는 이 글에서 박 예비후보의 최측근인 정씨의 실명을 공개하며 그의 과거 범죄사실을 지적했다. 

    "보좌관 정OO은 바다이야기의 아류작인 사행성 게임 '마도리'(통칭 바다이야기)를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서 통과하도록 해주겠다며 수차례에 걸쳐 돈을 받아 2년 징역 확정판결 받았다"고 소개한 이 예비후보는 "놀랍게도 박 후보는 저와의 토론에서 부산시장예비후보 선거를 (해당 인물이) 지원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입법활동을 하면서 이해충돌도 예방하지 못하는 사람이 340만 부산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부산시장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같은 날 부산MBC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에서도 정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한 바 있다. 

    당시 토론에서 박 예비후보는 정씨의 실명이 거론되자 "실명을 거론해서 누군가 공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사과하셔야 할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박 예비후보는 16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그는 "어제 TV토론에서 제가 의원일 때 함께 일했던 직원의 실명이 언급되며 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줬다"며 "토론이 끝난 뒤 새벽까지 그 사람과 가족이 겪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썼다.

    박형준 "실명 언급돼 상처… 공동체 규범에 맞지 않아"

    "저도 그가 저 몰래 한 일이 괘씸해 10년 가까이 연락을 두절했지만, 그는 죗값을 치렀고 이후 열심히 살았다"고 전한 박 예비후보는 "법적 대가를 치른 사람에 대해 낙인을 찍고 평생 손가락질하는 것은 정의의 원칙에도 맞지 않고 공동체의 규범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 예비후보는 이어 "한 번 감옥을 갔다고 시민권이 회복된 한 젊은이가 열심히 재기하려는 갱생의 노력을 폄하할 권리를 우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며 "자신의 실수를 진심으로 참회하고 곱절로 더 열심히 살아 전국적인 청년 아카데미 운동을 일으키고 청년의날 제정을 주도한 사람을 과거의 일로 낙인찍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명예를 공개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고 경계한 박 예비후보는 "어제의 토론을 계기로 제 스스로 무엇보다 먼저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해본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민과 국민의힘 당원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은 지난 15일 공개된 박형준·이언주 예비후보의 맞수토론에서 박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보다 더 잘했다고 판정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구체적인 점수와 평가이유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과거 전력을 들추기보다 지역 현안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나가려 한 박 예비후보에게 점수가 더 돌아간 것이라고 보았다.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언주 후보 측은 정당한 ‘후보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토론에서의 태도나 말투 등을 보면 검증이라기보다 감정에 치우친 네거티브 공세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며 "아무래도 이런 부분이 악재로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