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난희 손편지' 언급하며 "눈시울 뜨거워져"… 나경원 "박원순 찬양은 2차 가해"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6월 2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부선 민자적격성 통과 및 조기 착공을 위한 정책설명회'에 참석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6월 2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부선 민자적격성 통과 및 조기 착공을 위한 정책설명회'에 참석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우상호 의원이 여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내 롤모델이자 동지"라고 치켜세웠다.

    우 의원이 과거 5·18전야제날 광주의 한 룸살롱에서 접대부와 술판을 벌였다는 비판에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고 사과한 지 하루 만이다. 

    "박원순, 제게 혁신의 롤모델"

    우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씨의 손편지를 언급하며 "글의 시작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를 만들어 시민운동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갈 때도 감탄했고, 시민의 삶에 다가가는 서울시장의 진정성에도 감동받았다"고 밝힌 우 의원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주장했다.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우상호 의원 페이스북 캡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우상호 의원 페이스북 캡쳐.
    우 의원은 또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도 덧붙였다. 

    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을 앞두고 박 전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 의원이 전날 과거 유흥주점에서 접대부와 벌인 술판과 관련해 사과한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행태를 보이면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우 의원은 2000년 5·18전야제 행사 참석 후 당시 송영길·김민석 민주당 의원 등과 광주 새천년NHK 단란주점에서 여성접대부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 술자리는 당시 임수경 전 민주당 의원이 한 온라인 사이트에 '5월17일 밤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게시글에 따르면, 우 의원은 주점에서 임 전 의원에게 "이놈의 기집애, 니가 뭔데 이 자리에 낄려고 그래? 미XX'" "수경아, 이놈의 기집애야, 너 거기 안 설래??" 등의 폭언을 했다.

    "있을 수 없는 일… 도덕성과 인격 문제"

    이를 두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이언주 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 의원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여성을 폄하하고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성추행을 원인으로 발생한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우상호야말로 석고대죄하고 정계를 은퇴해야 할 구악의 상징"이라고 날을 세웠다. 

    논란이 일자 우 의원은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야당에서는 우 의원의 발언이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당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적어도 이번 서울시장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라면 '박원순 찬양'을 입에 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자체가 2차 가해"라며 "이것은 정치를 논하기에 앞서 도덕성과 인격의 문제"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