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발표도 그간 내용과 다를 바 없는 '맹탕'… 정은경 "정리되면 그때 그때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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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 최복수 행안부 재난관리실장 등이 28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세부 시행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지난 28일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밝혔으나 그간 발표한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어 오히려 불확실성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에도 백신 도입 일정과 구체적인 물량에 대한 안내가 없어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지난 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전 국민 백신 무료예방접종 실시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도 어떤 백신이 언제, 얼마나 들어올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 겸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최대한 공급 시기를 당기고 조정하는 등 몇 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며 "정리가 되면 세부적인 공급 일정과 공급 목표량을 그 때 그 때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국민 기대감만 높이더니… 기존 내용에 살만 붙인 맹탕 계획 발표이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의 발표가 '맹탕'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5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1년 업무계획과 별 반 차이가 없어서다.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정부가 25일 자료에 살만 붙여 원론적인 얘기들만 늘어놨다"며 "국민들의 기대감을 키운 만큼 불신도 커지게 된 꼴"이라고 비판했다.정부는 물량 도입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발표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9일까지 알려진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은 2월 말 아스트라제네카 150만회분(75만명분) 뿐이다. 다국가 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여올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로 정해졌지만 이마저도 도입 일정과 분량은 미정이다. -
- ▲ 28일 오후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가 설치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격리치료병동 건물 모습이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결국 우리 정부와 각 제약회사와의 계약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며 "도입 시기와 물량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애매모호하게 발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2월부터 백신을 맞는다더라도 최소 6개월 이상 집단면역 형성이 늦어지게 된 것"이라며 "결국 이번 정부 발표로 백신 접종이 늦어진다는 사실만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제약사와 문제 해소되지 않은 것… 백신 접종 지연된다는 것만 확인"최재욱 교수는 "정부가 날짜와 물량을 특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계약을 늦게 하다보니 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제대로 된 내용을 밝히지 못하면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신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정부의 의사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염호기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백신 도입을 준비하고 있긴 한 것 같은데 물량이나 시기가 확실하지 않다보니 말을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현재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염 위원장은 "국민들이 백신이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 궁금해하지만 제약사에서 배달을 시작해야 일정이 잡히는 것"이라며 "확실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있게 계획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본지에 말했다. 염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코로나 문제를 해결하려 하다보니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실무자가 국민들에게 '계약했다'는 등의 정치적인 발언만 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네티즌들 "선거용 희망고문 발표… 막 말 던지기의 극치" 맹비난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정부의 접종계획 발표를 통한 일상회복을 기대했지만 되레 불신만 커졌다는 글들이 쉽게 눈에 띈다.한 네티즌은 "무능함의 극치! 설레발의 극치! 지키지도 못할 말 막 던지기의 극치! 그래놓고 자랑질"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4월 서울부산 선거용으로 알맹이 없는 발표. 희망고문 발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계약만 하면 백신을 다 확보한 마냥 떠들어대니. 제발 하나라도 들여오고 얘기하자" "이럴줄 알았다. 확보했다더니 할 때쯤 되니까 이러는 거 봐라" "애쓴다. 좀 더 노력하면 국민들 바보 만들 수 있어" 등의 글도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