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함께 기소된 후배 백모 기자 공판서 증언… "한동훈, 유시민에 관심 없어"
  • ▲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17일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백모 기자의 재판에서
    ▲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17일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백모 기자의 재판에서 " '제보자X' 지모(55)씨가 검언유착 프레임을 짜고 저희를 가지고 놀았다"고 증언했다. ⓒ뉴데일리 DB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백모 기자의 재판에서 " '제보자X' 지모(55) 씨가 검언유착 프레임을 짜고 저희를 가지고 놀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박진환)은 17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채널A 백모 기자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백 기자와 함께 기소된 이 전 기자가 직접 증인석에 섰다. 

    "협박받은 사람은 지씨가 아니고, 우리가 끌려가고 있는 것"

    이 전 기자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지씨와 MBC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최근 보도됐고 총장 징계위에서도 검찰이 알면서도 수사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나왔지 않으냐"며 "이미 그때 프레임을 짜고 이 사건을 그런 식(검언유착)으로 이뤄지게 하려는 시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전반적 취지를 보면 알겠지만 지씨가 갑이고 우리가 을이다. 지씨가 협박받은 사람이 아니고 우리가 끌려가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지씨가) 우리를 가지고 논 것 같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에 휘둘린 감이 있지만 불법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조서에도 나왔을 텐데 취재 시작은 2월 초(4~5일께)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민다중의 피해를 수사해야 된다 해서 신라젠과 라임 수사를 하라고 얘기했고, 공지도 내려오고 보도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대부분의 언론사도 다 취재를 하고 어떤 곳은 신라젠 TF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VIK 관련 등기를 열람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변호사의 질문에 이 전 기자는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2월 초쯤 등기를 열람한 사실은 있는 것 같다"며 "신라젠, 라임 수사 착수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었고, 언론도 신라젠 초기의 과거 최대주주였던 VIK 관련 기사를 많이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전 기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관계자, 거물급 인사라 했는데, 저는 당시에도 그렇고 편지 보낼 때도 지씨를 만날 때도 여권 인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유 전 장관(유 이사장)이 신라젠 관련 행사도 참석했고 (유 전 장관) 연루 의혹이 쏟아지던 상황이어서 당시 누가 봐도 이상하다 생각했던 상황이었다"고 전제한 이 전 기자는 "유 전 장관만 취재하려 한 것이 아니라 여야 관계 없이 두루두루 취재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한동훈 검사장, 유시민 이사장에게 관심 없었다"

    지난 2월13일 부산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만난 것과 관련, 이 전 기자는 "그날은 윤 총장이 지방 검찰청을 첫 방문하는 날이어서 우리(채널A) 말고도 현지 기자를 포함한 많은 기자들이 왔다"며 "왕복 10여 만원, 3시간 걸려 왔는데, 아는 취재원을 만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서 만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을 언급한 이유는 "여러 가지 대화를 했지만, 신라젠 취재도 관심이 있어 얘기를 꺼내봤다"며 "한 검사장만 아는 게 있을 것 같았고, 힌트가 될 만한 것이 있을까 해서 물어봤는데 아는 것도 없어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 전 기자는 당시 지씨에게 검찰 고위층과 연결됐다며 제시한 녹취록과 관련 "지씨가 자꾸 검찰과 약속했던 것이 부정돼 힘들다며 연결을 요구해 저는 제보 안 하면 된다는 생각에 13일 녹취록 자체는 제가 지어낸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취재원들과 얘기할 때 신라젠 수사 관련 검찰뿐 아니라 법조계 취재원들과 얘기한 적도 있다 그런 생각들을 대화 형식으로 가공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는 백 기자와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감 중인 이철 전 VIK 대표를 상대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털어놓으라며 협박성 취재를 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강요미수)로 구속기소됐다. 

    이 사건은 당초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언유착' 논란을 낳았지만, 검찰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