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서 제25회 '농업인의날' 기념식… "직접 농사지은 조선 임금의 마음 가져야"
  •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25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이 11일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열렸다. 농업인들이 올해 수해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우한코로나(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니 사기를 진작하고 예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취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경자유전(耕者有田)이라는 헌법적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농민을 예우하는 행사를 열었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아 자격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농지를 취득하려면 자경 의무가 있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은 그동안 327km 떨어진 청와대에서 대통령 업무를 보느라 사실상 돌보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지 오래다. 

    "농촌이 한국판 뉴딜 핵심 되도록 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농촌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이며, 농민은 우리의 어머니이고 아버지"라며 "올 한 해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져주신 농업인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의 농정을 과감하게 펼쳐갈 것"이라며 "국가식량계획과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해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농업을 살리는 국민농정의 시작"이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가 농업에 달려 있다는 각오로 농촌이 잘사는 나라, 농민이 자부심을 갖는 나라를 국민과 함께, 지역과 함께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행사 장소인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이 "조선시대 경복궁의 후원으로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던 친경전과 8도 농사의 풍흉을 살피던 팔도배미가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한 문 대통령은 "농사의 고단함을 몸소 느끼고자 했고 농민을 아끼는 마음으로 농정을 펼치고자 했던 조선시대 임금의 마음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가 함께 가져야 할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文, 영농 경력 11년?… 野 "자격 하나도 안 맞는 엉터리"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새 사저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경남 양산시에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에서 자신의 영농경력을 "2008년부터 11년"이라고 적었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청와대에서 지낸 기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7일 국회 농해수위 국감에서 "지금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신청인 자격도 미달, 농지도 적격이 아니고, 영농계획서도 엉터리이고 현재 자경도 안 하고 있다"며 "농취증(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할 자격이 하나도 안 맞는데 어떻게 허가가 났느냐"고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해당 사안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농업예산 비중 2.9% '역대 최저' 현실은 외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우리 농업은 수출을 늘렸고 일자리도 든든히 지켰다"며 "10월까지 김치와 고추장 수출이 작년보다 40% 가까이 증가했고 농산물 전체 수출 실적이 6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일자리는 2017년부터 3년간 11만6000명이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내년도 전체 국가예산에서 차지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 비중은 2.9%로 '역대 최저'인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9월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 규모는 올해 대비 43조5000억원(8.5%) 증가한 555조8000억원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확장적 재정기조가 반영됐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16조1324억원으로 올해 대비 2.3% 증액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