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발생 전 걱정하는 지인과 문자메시지 공개돼… "일처리 할 때 경비를 아끼는 사람이든가"
  •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시스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시스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법정증언했었다.

    1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인과의 대화에서 '나는 경비를 아끼지 않는다'며 '금융감독원이고 민정수석실이고 다 내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5월 26일 지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당시 김 전 회장 지인은 "증권사 있는 친구랑 통화했는데 그 친구 말이 요즘 여의도에 라임 돌려막기 한다고 소문 다나서 조만간 사고날 것 같다고 한다. 걱정도 되고 인사도 드릴려고 전화드렸다"고 말했다.

    "내가 일처리 할 때 경비 아끼는 사람이든가"

    이에 김 전 회장은 "형이 일처리 할 때 경비를 아끼는 사람이든가"라며 "금감원이고 민정실에도 다 형 사람이여"라고 대답했다. "찌라시 소문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잘해달라"고도 덧붙였다. 지인은 "회장님 하시는 일인데 사고가 있겠느냐. 그냥 이런 소문도 있다고 알려드린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 사태의 주범이자 전주(錢主)역할을 한 인물이다. 라임 사태는 김 전 회장의 이 같은 문자메시지로부터 두 달여 뒤인 같은해 7월 한 매체의 보도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가 라임의 배후에서 정치권과 금융권 인사들에게 로비를 한 정황도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라임펀드 판매사 대신증권 직원은 투자자에게 김 전 회장에 대해 "로비할 때 어마무시하게 (돈을) 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광주 고향친구인 금감원 김모 전 팀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실로 파견가자 5000여만 원을 뇌물로 주고 금감원의 라임자산운용 검사 계획서를 빼돌리기도 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달 1심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강기정·김영춘·이상호·기동민 등 민주당 정치인 대거 연루 의혹

    지난 8일에는 이모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나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이 전 대표를 통해 라임에 대한 금감원 조사 무마 청탁용으로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강 전 수석은 이 전 대표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회장은 또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에게 8000여만 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16년 총선을 전후해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정치자금과 고급 맞춤 양복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의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역시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