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당 의원 9명, 자정까지 술 마시다 딱 걸려… 논란 커지자 "부적절" 사과
  • ▲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이 지난 17일 밤 국회의사당 인근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지는 모습이 포착됐다.ⓒ독자
    ▲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이 지난 17일 밤 국회의사당 인근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지는 모습이 포착됐다.ⓒ독자
    우한코로나(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여당이 '추석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이 지난 17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단체 술자리를 가진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샀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난 14일 2단계로 완화돼 이 같은 모임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가 추석 고향 방문 자제를 유도하는 데다 10인 이상 집회금지령을 내리는 등 '철저 방역'을 강조하는 상황이어서 여권 인사들의 단체 술자리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추석에 고향 방문도 자제하라더니... 與 의원들은 한밤 술파티

    이 술자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여권 의원들이 '2040 연구모임'을 마친 뒤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의 한 식당에서 '뒤풀이' 성격으로 마련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술자리 사진에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김용민·전용기·최혜영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또 이들 의원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자리에는 소주와 맥주병이 늘비하게 늘어서 있다.

    다만 술자리 사진과 박주민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화상회의 장면이 함께 화두에 오르내렸다. 

    박 의원은 게시글에 "화상회의로 진행된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 코로나가 바꿔놓은 새로운 삶의 방식에 씩씩하게 적응하는 중"이라고 썼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또 이날 최혜영 의원이 참석한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도 우한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회의장에서 진행됐다. 

    최근 국회는 출입기자 및 당직자의 잇단 우한코로나 확진판정에 셧다운 조치를 수차례 반복했고, 방문자의 출입도 제한하는 실정이다.
  • ▲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화상회의 장면(좌측)과 최혜영 의원이 참석한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회의장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투명칸막이가 설치돼 있다.ⓒ박주민 의원·한정애 민주당 보복위원장 페이스북
    ▲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화상회의 장면(좌측)과 최혜영 의원이 참석한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회의장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투명칸막이가 설치돼 있다.ⓒ박주민 의원·한정애 민주당 보복위원장 페이스북
    최혜영 "죄송스러워" 전용기 "적절치 못했다" 사과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가 아직 엄중한 상황이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추석 귀성 자제를 요청하는 마당에 여당 의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술판이나 벌이고 있으니 개탄스럽다"며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라고 탄식했다.

    술자리에 참석했던 최혜영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연구모임 끝나고 가진 저녁식사 자리였고 밤 10시30분쯤 시작해서 1시간가량 식당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 강조'와 모순됐다는 세간의 지적에는 "죄송스럽고 저희가 잘해야 하는데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전용기 의원은 통화에서 "최 의원보다 먼저 시작해 2~3시간 정도 식당에 있었다"면서 "그냥 2040 연구모임 저녁식사 정도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부정적인 시각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실 수도 있고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자리에 술이 있었던 것은 적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같은 식당에 있던 야당 보좌진이 (사진을) 찍은 것으로 파악한다. 악의적인 것 같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 사태가 정리되면 서울시장후보를 내야 한다는 등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소문에 두 의원은 "정의당 의원도 동석한 자리였는데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지만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차례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 조상님께 죄스런 마음을 갖고 계신 분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사료를 확인해보면 과거 우리 선조들도 홍역이나 천연두와 같은 역병이 돌 때면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고 한다"고 추석연휴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