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아파트, 평균보다 더 올랐는데… "집값 떨어지고 있다" 방송서 여전히 황당 주장
  • ▲ 진성준(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의 7·10 부동산 정책 이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박성원 기자
    ▲ 진성준(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의 7·10 부동산 정책 이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이 정부의 7·10부동산정책 이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이를 근거로 "지금 조바심에 높은 값을 주고 아파트를 장만할 필요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진 의원의 배우자가 소유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3개월 만에 8000만원 올랐다.

    진성준 "부동산가격 점점 떨어져…아파트 살 필요 없어"

    진 의원은 28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폭이 이전에 비해 현저하게 작을 뿐만 아니라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보면 집값이 하향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지금 당장 무슨 조바심에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어 높은 값을 주고라도 아파트를 장만해야겠다고 할 필요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가 계속 경신되지 않는가'라는 진행자 지적에도 진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정부·여당이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보완책도 강구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가 심리라는 말이 있듯 부동산도 심리적 영향이 큰 것 아닌가"라고 전제한 진 의원은 "(정부가) 집값이 안정될 것이고 내 집 마련에 조금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낙관을 피력하는 것이 뭐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통계로 보면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는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7월10일 부동산대책을 내놓기 이전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0.11%를 보였는데 7·10대책을 내놓고 난 뒤로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고양 아파트, 3개월 만에 8000만원 올라  

    이런 가운데 진 의원 배우자가 소유한 수도권 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3개월 만에 8000만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국회공보에 게재한 '제21대 국회 신규등록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진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경기도 고양시 일산 아파트(가액 3억7000만원) 등을 비롯해 총 5억4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일반평균 매매가는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5억6000만원이다. 지난 5월 4억8000만원 이후 3개월 만에 8000만원 올랐다. 

    진 의원 배우자 소유의 아파트와 같은 평형의 매물의 지난 7월 실거래가는 5억5000만~5억7500만원이었다. 앞서 4·15총선 과정에서 공개된 진 의원의 재산은 4억4803만원이었다.

    부동산업계 "진 의원 발언 현장과 괴리"

    부동산전문가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진 의원 배우자의 아파트 값 상승과 관련 "(진 의원 배우자 명의의) 일산 모 아파트가 올해 들어 개발호재로 수요가 몰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3개월 만에 1억 가까이 오른 것은 평균치보다 꽤 많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발언을 두고는 "집값 안정을 위해 낙관론을 편다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일 뿐"이라며 "또 현재 나온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동산가격이 떨어졌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평했다. 부동산정책의 불확실성, 세금문제 등 영향으로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도 "정부의 정책 이후 상승폭이 둔화한 모습을 보였으나 그렇다고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상승폭이 둔화된 것은 매수자 관망세가 이어지는 데다 매물 자체가 안 나오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진 의원 배우자가 보유한) 일산 아파트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 등 다른 매물과 비교했을 때 단기간에 폭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진 의원은 지난 7월16일 MBC '백분토론' 방송 뒤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그렇게 해도 집값이 안 떨어진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진 의원은 하루 뒤인 17일 페이스북에 "(발언 취지는) 정부의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집값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에 발목을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