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료원 방문해 자찬… "지금 당장 통제해야" 조언에도 "3단계는 조금 더 보고 신중 검토"
  •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중증 병상 확보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중증 병상 확보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코로나 재확산 상황과 관련 "수천 명, 수만 명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방역 관리를 잘해왔기 때문"이라고 자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文 "여전히 좋은 상황" 낙관론…정은경 "하루 2000명 나올 수도"

    그러나 방역당국의 상황인식은 문 대통령의 상황판단과는 딴판이었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다음주 하루에 800에서 2000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본부장은 "지금 바로 유행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또 "사회 필수기능이 마비되거나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재확산 책임을 일부 교회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부 무책임한 집단에서 대규모 감염이 나왔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 재확산 책임을 8·15 광화문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가능성에는 "신중히 검토"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요구와 관련해서는 "2단계 격상 효과를 조금 더 지켜보고 신중하게 검토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중증환자가 제 때 병원에 이송되지 못하고 자택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는지 질문했고, 이에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은 "병상부족 문제보다 인력부족의 문제가 더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일부 의료계 파업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이후 수도권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 현장대응반 직원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덕분에 챌린지'를 해주셨는데, 일차적으로 그런 덕분에 챌린지를 받을 분들이 여기 계신 분들이 아닌가 싶다"며 "근래에 상황이 조금 더 나빠져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덕분에 챌린지'는 우한코로나 의료진을 격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국민참여형 캠페인이다. 손바닥 위에 엄지를 편 다른 손을 올리는 수어로 고마움과 존경을 나타낸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등 일방적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이 손 모양을 뒤집어 '덕분이라며 챌린지'라고 표현했다. 이들의 집단행동은 의료계 파업으로 이어졌다.